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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남씨 가문의 뒷마당은 아주 넓었다. 옆에 작은 호수가 하나 있어서, 밤바람이 불어올 때면 아주 선선했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마자, 하천우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녀의 어깨를 툭쳤다. 그리고 그녀 옆에 앉으며 말했다. “대장, 왜 여기 숨어 있어?” 소정안은 약간 의외란 표정이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하천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우리 집 영감이 일 있어서, 내가 대신 온 거야.” 하씨 가문도 이안시에서 낮지 않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씨 가문과도 비즈니스가 있어서 그가 초대받은 것도 당연했다. “참, 대장.” 하천우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남시운이 대장 안 찾는 거 보니까, 포기한 거 같아.” “그럼 더 좋고. 앞으로 나랑 경주하겠다는 사람이 오면 가격을 불문하고 전부 거절해.” “걱정 마, 대장. 나도 알아.” 말을 마친 하천우가 몸을 일으켰다. “그럼 나 먼저 같다.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안 되니까.” 소정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하천우는 그냥 가버렸다. 그런데 하천우가 가자마자, 또 하나의 불청객이 왔다. 바로 임주희였다. 그녀는 실실 웃으면서 걸어오더니 소정안에게 말했다. “축하해, 정안아.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적 따냈다며?” 소정안은 이 사람이랑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예의 삼아 대답했다. “고마워요.” 임주희는 웃으며 소정안 옆에 앉았다. “네 마음 너무나도 잘 알아. 배경이 없는 데다가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이 운 좋게 정훈 할아버지의 인정을 받은 거잖아. 하지만 네 조건으로 남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는 건 힘들 거야. 그래서 죽기 살기로 공부하는 거잖아. 왜냐면 그게 너 유일한 살길이니까. 내 말 맞지?” 소정안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녀는 임주희의 말에 동의하지도, 그렇다고 반박하지도 않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소정안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남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생각이 없었다. 그냥 할아버지랑 했던 약속대로 여기에서 1년 살다가, 남씨 형제들한테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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