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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장

호영이 성질을 부리자 허성진은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 호영은 흑호당의 소주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독한 인물이다. 설사 호영이 정말 허성진을 죽인다 해도 아무도 감히 그에게 복수하려고 하지 못할 것이다. 허성진은 비록 내키지 않았지만 하는 수 없이 유아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자가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자기 목숨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은 유아린은 잔뜩 흥분했다. “아린아,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나지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흑호 님이 우리와 함께 하기로 결정하셨대요. 지금 당장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올라오시라네요.” 유아린은 잔뜩 신이 나서 말했다. “왜 그러고 있어. 빨리 가! 흑호 님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나지혜가 재촉했다. “같이 가자.” 이때 지천무가 몸을 일으켰다. 비록 지천무는 흑호와 단 한 번 얼굴을 보았지만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기에 그녀를 혼자 보내기엔 마음이 불안했다. “사업 토론 때문에 가는 건데 네가 왜 따라가! 일 망치려고 작정했어?” 나지혜는 한바탕 소리를 질러댔다. “나 혼자 가도 돼. 성진 씨도 그쪽에 있으니까 문제없을 거야.” 유아린이 말했다. “그래,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지천무가 말했다. 유아린은 고개를 끄덕이고 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경호원의 안내를 받으며 한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방에 들어서는 순간, 그녀는 이상함을 눈치챘다. “성진 씨, 흑호 님이 날 찾는다며? 근데 왜 안 보이셔?” “우리 아버지 일 있어서 나가셨으니 나랑 얘기해도 똑같아. 이리 와서 앉아.” 호영은 옆자리를 두드리며 유아린에게 어서 와서 앉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호영을 마주한 유아린은 두렵기도 화가 나기도 하여 당장 뒤돌아 나가고 싶었지만 입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그의 옆에 앉았다. 하지만 그녀는 호영의 옆자리가 아닌 허성진의 옆자리에 앉았다. 호영에 비해 허성진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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