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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장

지천무는 어차피 마실 술이었고 그녀와 더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서 그냥 내버려두었다. "금속 병이네요, 이런 술은 본 적이 없어요. 시범 도련님, 이건 무슨 술이에요?" 양민영은 호기심에 차서 엄시범을 보며 물었다. 엄시범도 처음 보는 술이어서 어리둥절했다, 게다가 술에는 이름도 쓰여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아는 척하며 말했다. "이건 크라운 호텔에서 양조한 술입니다. 비록 고급주보다는 못해도 꽤 마실만 합니다." 엄시범은 호텔에서 선물한 술이라 너무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름도 없어서 고급주보다 못 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자기가 말한 말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말을 들은 지천무는 비웃음을 쳤다. 지천무의 사부가 양조한 제왕양조주가 제일 귀한 술이었고 맛도 좋고 향도 좋은데 수명까지 연장할 수 있어서 한 병에 400억씩이나 하는데 엄시범은 밖에서 파는 술보다 못하다고 했으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 웃음을 본 엄시범은 순간 화가 나서 말했다. "왜 웃어? 내 말이 틀려?" "당연히 틀렸지, 그것도 완전 틀렸어!" 지천무가 콧방귀를 뀌자 엄시범이 화내기도 전에 양민영이 먼저 화를 냈다. "너 정말 어이가 없네. 시범 도련님이 여기 단골이고 넌 가난뱅이잖아. 도련님 아니었으면 이런 곳 구경도 못했을 놈이 무슨 자격으로 시범 도련님을 의심해?" "맞아, 내가 보기엔 네가 시범 도련님을 질투해서 일부러 이러는 것 같아!" 유정연도 비웃으며 말했다. 유운철은 낯빛이 어두워졌고 유해산과 나지혜도 유정연의 말에 동의한 듯 얼굴이 어두워졌다. "사실이 가장 중요하죠." 지천무는 고개를 들어 웨이터를 보며 물었다. "이 술이 호텔에서 양조된 겁니까?" 이런 술을 본 적이 없었던 웨이터들은 바로 머리를 저었다. 엄시범은 마치 뺨을 맞은 듯 얼굴이 뜨거워 났다. 지천무는 그런 엄시범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시범 도련님, 조금 전에 호텔에서 양조한 술이라고 하지 않았어? 왜 여기 웨이터들이 모르는 거야?" 엄시범은 너무 화가 났다. "내가 잘못 기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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