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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장

쓸쓸히 식당을 나서는 길에 나는 노유진이 더 그리워졌다. 내가 사랑밖에 모르는 서은아든, 아니면 주현수의 동생 서은아든 노유진만이 나에 대한 태도가 한결같았다. 한시라도 일찍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가 오늘 있었던 일을 노유진한테 말하고 싶었다. “서은아 씨, 주 대표님이 찾으세요.” 나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핏기 없는 얼굴로 주현수의 방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한편으론 주현수를 만나길 거부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만나고 싶은 모순적인 심정이었다. 내가 왜 이러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주현수의 방 앞에 도착한 내가 심호흡하고 노크하려는 순간 문이 열렸다. “여기 서서 뭐 해?” 문 앞에 서 있는 나를 확인한 주현수는 얼굴을 찌푸리며 다시 몸돌려 방으로 들어갔다. “주 대표님.”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그와 3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절 찾으셨어요?” 컴퓨터 앞에 앉은 주현수는 고개를 들어서 날 쳐다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렇게 멀리 서 있어? 네 말이 안 들리잖아.” 주현수의 꾸짖는 듯한 말투에 어색하고 무안했던 감정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귀먹었냐고 되묻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자본가의 수단과 보잘것없는 인턴 월급을 생각하면서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들을 꾹꾹 집어삼켰다. “대학교 시절 이력들을 확인했어.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 네가 비서실 업무를 맡아. 류준호가 협조해 줄 거야.” 류준호는 주현수의 비서다. 몇 번 만난 적 있는데 진지하고 농담이 안 통하는, 주현수와 똑같은 부류의 사람이었다. “무슨 뜻이에요?” 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투로 주현수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네가 비서실 팀장이란 뜻이야. 내 직속이니까 보고는 나한테 하면 돼. 시작 단계에선 류준호가 도와줄 거고, 업무가 익숙해지면 네가 모든 걸 도맡아야 할 거야.” 난 놀란 표정으로 주현수를 쳐다보았다. “주 대표님, 절대 안 돼요. 저는 금방 입사한 신인인 데다가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낙하산이라고 할까 봐?” 주현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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