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이것 좀 먹어요.”
나는 육서준에게 간식을 건네며 말했다.
“다 먹고 돌아가요.”
육서준은 간식을 들고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빨리 먹어요.”
나는 그의 초췌한 얼굴을 보며 한마디 더 덧붙였다.
너무 수척해 보여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정원 바깥쪽에서 점점 소란스러워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주현수가 연못가에 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큰일 났다!”
나는 깜짝 놀라며 중얼거렸다.
주현수는 이미 눈빛에 불편함과 짜증이 서려 있었다. 나는 서둘러 고개를 숙여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 먹고 나서 돌아가요. 조심히 가요.”
빠르게 인사만 하고는 육서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나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나는 조심스럽게 주현수의 등 뒤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런 자리에서 그의 파트너로 참석했는데 ‘주 대표님’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를 불렀다.
“현수 오빠.”
주현수는 깜짝 놀란 듯 고개를 홱 돌렸다. 나를 발견한 순간, 그의 얼굴에 화기가 가득 번졌다.
“어디 갔다 온 거야?”
“그냥...”
나는 머리를 굴리며 변명을 생각하려고 했다.
그 순간, 강한 힘이 나를 그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주현수의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너무 매혹적인 향기라 나도 모르게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는 황급히 물러났고 그도 나를 놓아주었다.
나는 당황해서 드레스를 매만지기 시작했다. 구겨진 부분이 없는지 몇 번이나 확인한 후에야 고개를 들 수 있었다.
“분명 나한테서 멀어지지 말라고 했잖아. 그 말 못 들었어?”
주현수는 키가 커서 자연스럽게 나를 내려다보는 자세가 되었다. 그 시선과 말투는 명백한 경고였다.
“그냥...”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너무 지루해서 잠깐 나갔다 온 거예요.”
“다신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마. 알겠어?”
그의 말투는 단호했다.
나는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가 내민 팔에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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