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너 같은 역겨운 인간을 아버지가 왜 데려왔는지 모르겠어.”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혐오와 경멸이 가득 담긴 목소리였다.
“한심한 놈.”
남자의 목소리도 비웃음에 가득 차 있었다.
“넌 영원히 육씨 가문의 사람이 될 자격이 없어. 네 죽은 엄마랑 똑같아. 둘 다 그냥 죽어버려야 했어.”
처음엔 끼어들고 싶지 않았지만 그 악랄한 모욕을 듣고 있으니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드레스를 끌어 올리고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어갔다.
정원 뒤편, 인공 폭포 옆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는 한쪽 구석에 웨이터 복장을 한 남자에게 악담을 퍼붓고 있었다. 심지어 말뿐만 아니라 몇 번이나 손으로 밀치기까지 했다.
“뭐 하는 거예요?”
내 목소리에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넌 누구야?”
여자가 불만스럽게 쏘아붙였다.
“이 X끼 애인이야?”
“말조심해요.”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옷차림과 오늘 참석한 사람들이 대부분 유력 인사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녀는 어느 명문가의 아가씨인 듯했다. 하지만 말투는 촌스럽기 짝이 없었다.
“너...”
그녀가 한 발 앞으로 다가오더니 갑자기 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고는 표정이 굳어졌다.
“이 목걸이...”
그녀의 눈빛에 당황과 놀라움이 뒤섞여 있었다.
“혹시 주현수 대표님의 파트너세요?”
그녀의 말에 남자도 눈을 크게 떴다. 두 사람의 기세가 순식간에 약해졌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 나를 주현수의 파트너라고 아는 거지? 아까 인사했던 사람들 중 육 씨 성을 가진 사람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지금은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저는 주현수 대표님의 파트너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누구죠?”
“나는 영주 육씨 가문의 장녀, 육희연입니다. 이쪽은 내 남동생 육남준이고요.”
“영주 육씨 가문이라고 해도 남을 함부로 괴롭힐 수는 없어요.”
나는 무거운 드레스를 끌며 그들이 괴롭히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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