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주현수의 말에 스스로가 의심스러워져 기숙사로 돌아온 나는 곧바로 재우 그룹의 채용 사이트를 다시 열어봤더니 정말로 ‘사무 비서’라는 직군이 공고에 올라와 있었다.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생각했다.
‘진짜 내가 처음에 못 본 건가?’
학교 측은 빠르게 움직였다.
그날 밤 교내 홈페이지에 원본 영상을 올리고 공식적으로 나의 결백을 밝혔다. 하지만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이 사람들은 대체 뭐야!”
노유진이 화난 얼굴로 말했다.
“학교가 편파적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
나는 노유진의 불만을 들으며 핸드폰을 열어 확인했다. 역시나 학교 측의 해명 영상 아래에는 비난 댓글이 넘쳐났다.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핸드폰을 내려놓았고, 그 댓글들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며칠 뒤 노유진이 자고 있던 나를 다시 흔들어 깨웠다.
“왜 그래 유진아?”
나는 피곤한 얼굴로 물었다.
어젯밤 입사 시험공부 때문에 새벽까지 깨어 있었고 겨우 네 시간을 잤던 나는 비몽사몽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빨리 인터넷 좀 봐봐!”
노유진은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로 말했다.
“누가 너랑 강주호 얘기했던 그 프로포즈 거절 영상이랑 전우혁이랑 관련된 합성 사진들을 올렸어!”
나는 노유진의 핸드폰을 받아 들고 내용을 확인했다. 영상은 선명했고 누가 봐도 당시 현장에서 찍힌 것이었다.
더욱 심각한 건 전우혁이 합성한 불쾌한 사진들과 내가 그를 몰아붙여 진실을 말하게 했던 영상 일부가 짜깁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영상은 전우혁이 나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끝났다.
이 영상은 기존의 논란보다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상 속 여자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이렇게 당당한 거야?”
“맞아. 저 카페 알바생 진짜 불쌍하다. 조사받고 협박까지 당했다니.”
“요즘 돈 많은 사람들은 누구든 조사할 수 있다는 거야?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라는 거지?”
인터넷은 다시 비난의 물결로 넘쳐났고 이전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때 일은 갑작스럽게 터진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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