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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이렇게 합시다.” 허지웅은 고개를 숙이며 주현수 앞으로 나섰다. “주 대표님, 이번 일은 저희 학교 측의 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한 일이니, 책임을 지겠습니다. 조대현 처장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서은아 학생을 억울하게 할 뻔했으니, 처장은 강등 처리하겠습니다. 또한, 소문과 관련된 원본 영상을 교내 홈페이지에 공개해 서은아 학생의 결백을 직접 알리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괜찮으시겠습니까?” 주현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은아야, 어떻게 생각해?” 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미친 듯이 끄덕였다. “그렇게 해주세요!” 사실 내 바람은 소문을 바로잡고, 여론에서 벗어나는 것뿐이었다. 나는 주현수가 이 문제로 더 큰 일을 벌이길 바라지 않았다. 나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확실하게 마무리 해주세요.” 주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허지웅과 조대현에게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강주호 옆을 지나치던 주현수는 잠시 멈춰 섰다. “내가 강씨 가문을 상대하는 건 그들의 비윤리적인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어. 그리고 네가 진짜 남자라면 여자 하나 괴롭히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강주호의 얼굴은 눈에 띄게 붉어졌다. 사무실을 나오자마자 주현수는 비서에게 차 키를 건네받으며 말했다. “타.” 비서는 깍듯이 인사하며 교문 밖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살짝 당황해 물었다. “비서는 어디 가요?” “당연히 집에 가겠지.” 주현수는 차 문을 열고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직접 비서를 집에 데려다주길 바랐어?” ‘이래서 재벌들은 무서운 거야.’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막 큰소리를 칠 수는 없었다. 주현수가 방금 큰 문제를 해결해 줬고, 나는 곧 재우 그룹에서 일하게 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디로 갈까요?” 나는 조수석에 앉으며 물었다. “밥 먹으러 가자.” 주현수가 데려간 곳은 재우 그룹이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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