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출근했더라고...”
나는 외투를 벗으며 오늘 전우혁의 표정을 떠올렸다. 불쾌한 기분이 또다시 밀려왔다.
“뭐래?”
노유진이 젓가락질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살다 보니 네가 밥 먹는 걸 멈추게 할 일도 다 있네.”
내가 피식 웃으며 말하자, 노유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식사를 이어갔다.
“빨리 말해! 궁금해서 죽겠단 말이야.”
“용서해달라면서 사과하더라고...”
나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며 대답했다.
“설마 용서한다고 했어?”
노유진은 깜짝 놀라며 목소리 톤이 한층 높아졌다.
“당연히 아니지.”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전우혁이 일을 그만둘 것도 아니고, 계속 마주칠 텐데 매번 불편하게 지낼 수는 없잖아.”
그때 핸드폰이 울렸고 화면에 낯선 번호가 떠 있었다.
나는 긴가민가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은아야, 나야.”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강주호의 목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전화를 끊으려 했다.
“잠깐만! 끊지 마.”
강주호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은아야, 할 말이 있어.”
강주호의 목소리를 알아챈 노유진은 밥그릇을 내려놓고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강주호를 때리러 갈 기세였다.
그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 여유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내 말투에서 기분이 전해졌는지, 강주호의 목소리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같이 밥 한 끼 하자.”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싫어!”
내 목소리는 다시 싸늘해졌다.
“제가 무슨 자격으로 강씨 가문의 도련님과 겸상을 해요?”
우리가 사귀던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나에게 밥을 사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 간식조차도...’
어쩌면 강주호도 그때의 일을 떠올렸는지 어색하게 헛기침했다.
“밥 사는 사람은 나 아니야. 은아야, 그냥 얼굴 좀 보여줘.”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옆에서 노유진이 두 손으로 온갖 신호를 보내며 말리다가 급기야 낮은 목소리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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