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나는 문득 전우혁이라는 사람이 강주호보다 훨씬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경찰에 신고할까?”
노유진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지고 있었다.
“이건 스토커나 다름없어. 너무 무섭잖아.”
나는 그녀의 걱정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별로 효과 없을 거야. 전우혁이 저지른 일 정도로는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기껏해야 구속되더라도 최대 한 달 아닐까 싶어.”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적은 숨어 있고 우리는 훤히 노출돼 있잖아. 이럴 땐 각오를 다지고 맞설 수밖에 없어.”
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버티는 거야. 당하고만 있을 바엔 차라리 먼저 움직여서 길을 뚫는 게 낫지 않겠어?”
다음 날 아침, 카페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온 손님은 내가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전우혁은 손에 뭔가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은아 씨, 어제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은 사과드리러 왔어요.”
나는 손에 걸레를 든 채 고개를 숙이며 대꾸했다.
“첫째, 저를 부를 땐 이름 뒤에 성을 붙여서 부르세요. 둘째, 그쪽의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어요.”
전우혁은 다급히 한 발짝 다가서며 말했다.
“은아 씨, 진심이에요. 제가 그땐... 정말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한 거예요.”
“누구나 사정이 있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 사정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은 저예요. 제가 전우혁 씨를 용서해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나는 차분하게 말하며 그의 반응을 살폈다.
내가 용서할 수 없다고 하자, 전우혁의 눈에 잠시 놀라움이 스쳤다. 하지만 그는 곧 포기하지 않겠다는 듯 다시 다가왔다.
“은아 씨, 그래도 우리 같이 일해온 동료잖아요.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 없을 거예요.”
나는 걸레를 내려놓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저도 전우혁 씨를 그냥 동료로만 대할 거예요.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 질문에 답해 주세요.”
“물론이죠.”
그는 금방이라도 목적에 달성할 듯 기대에 찬 얼굴로 대답했다.
“은아 씨, 어떤 질문이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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