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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장

오백현은 잠시 흠칫하는가 싶더니 이내 예의 바른 미소를 띤다. 사모님 친정댁 식구라면 귀한 손님들이신데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허나 정확한 신분을 확인하기 전까진 섣불리 들여선 안되는 노릇이다. “세 분 밖에서 잠시만 대기해 주시죠. 제가 사모님께 말씀 전하고 오겠습니다.” 오백현은 이내 위층으로 올라가 사모님께 말씀을 전하려고 한다. 도련님이 가시기 전에 깨우지 말라고 하셨지만 지금같은 돌발상황엔 별 수 없었다. ...... 고연화는 오백현의 노크소리에 미간을 찌푸리고는 비몽사몽해 묻는다. “무슨 일이세요?” 오백현이 공손하게 말한다. “사모님, 밖에서 중년 부부와 또래로 보이시는 여자가 와 계십니다. 말로는 친정댁이라고 하시던데 제가 감히 확인도 없이 들이는건 안 되니 사모님께 여쭈러 왔습니다.” 중년 부부와 또래 여자? 친정댁? 그 말에 잠이 번쩍 깨는 고연화다! 고씨 가문 사람들이 찾아온건가? 그 사람들이 여길 어떻게 알고? 어찌 됐든 여길 찾아왔다는건 고연화의 진짜 신분을 알았다는것이니 더이상 숨길 필요가 없어진것과도 같다. 고연화는 몸을 일으켜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넘기며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오백현에게 말했다. “집사님, 일단 들여보내주세요. 전 정리하고 얼른 내려갈게요.” “네, 사모님.” ...... 한 편, 밖에서 기다리다 인내심이 바닥난 고설아는 투덜거리며 고연화를 욕하고 있다. 이 별장에 있어야 할건 자신인데 방금 노인네가 진짜 주인을 밖에 이렇게 방치해둔 사실이 썩 달갑지 않았으니 말이다! 허 사모님 자리를 뺏어오면 그 노인네부터 손 봐야지! 이때, 별장 대문이 서서히 열리며 젊은 남자 일꾼 두 명이 걸어나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는 그들을 안쪽으로 안내했다. 고설아는 얼굴을 잔뜩 찌푸린채 두 사람을 흘겨보고는 투덜대기 시작했다. “뭔 짓이야! 밖에서 이렇게 기다리게 하는게 어디 있어! 도련님이 당신들 자르게 할줄 알아!” 두 일꾼은 이상하다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방금 오집사가 사모님 친정댁 식구들이니 특별히 잘 모시라고 귀띔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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