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장
“어제는 친구랑 늦게까지 수다 떠느라고 있었던거예요.”
허태윤은 몸을 그녀에게 바짝 들이대며 말한다.
“친구 누구요? 남자 여자? 이름은 뭐고? 집은 어딘데요?”
남자의 정신 사나운 질문 폭탄에 고연화는 그만 참지 못하고 폭발해버리고 만다.
“아저씨, 전 친구 있으면 안 돼요? 비밀 하나조차 있으면 안 되는거예요?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보고해야 되는 거냐고요. 여기가 감옥이랑 다를게 뭐가 있어요?”
잠시 멈칫한 허태윤은 화 나서 씩씩거리는 애송이의 모습을 보고는 웃음을 참으며 입술을 씰룩댔다. 하룻밤 사이 쌓인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리는것 같다.
애송이는 아직 싸울 힘도 넘쳐흐르는것 같다.
남자는 한참을 그윽하게 쳐다보더니 반박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휴대폰은요? 친구 집에서 잔다고 해도 연락 한 통은 할 수 있잖아요?”
휴대폰이란 말에 기가 죽은 고연화는 빈 손을 내보이며 말했다.
“죄송해요, 휴대폰은......어제 어디에 떨궜는지 모르겠어요. 새로 하나 사드릴게요.”
아마 어제 그 여자 인플루언서와 다투다가 떨어진것 같은데 오늘 아침 택시에 타서야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다행히 현금이 있었으니 망정이지만.
허태윤은 콧방귀를 뀌더니 겉옷 주머니에서 그 휴대폰을 꺼내 그녀의 앞에 내밀며 이마를 콩 쳤다.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데 머리도 두고 오지 그래요?”
깜짝 놀란 고연화가 휴대폰을 가져와 보니 정말 어제 그 휴대폰이 맞았다!
그녀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들고 물어본다.
“아저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예요? 이게 왜 아저씨한테 있어요?”
“누가 한강에서 주워다가 경찰서에 바쳤다네요. 주인을 찾아준거고요.”
그렇구나! 고연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다행이에요! 거기에 은행카드도 묶여있는데 행여 누가 긁어버렸다간 어떻게 갚을까하고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그녀가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고연화 씨.”
남자가 갑자기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네?”
자연스레 고개를 돌린 고연화는 남자의 그윽한 두 눈을 마주치고는 그만 심장이 철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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