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장
고연화보다 조금 작은 그녀는 병색을 띨 정도로 하얀 피부를 갖고 있었다.
미간은 정교하기 그지 없는것이 서방 사실주의 화가의 명화에나 나올법하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줬고 눈과 눈썹 사이엔 복점까지 있었다.
동그랗고 반짝반짝 빛나는 두 눈과 살짝 처진 눈꼬리는 세상물정 모르는 순수한 아기 사슴 같았다.
그 아름다움은 공격성마저 사라지고 보호 욕구가 샘솟는 그런 아름다움이었다.
잠옷 차림에 맨발로 문을 열러 온걸 보니 어젯밤을 여기서 지샌것 같다......
그걸 눈치챈 고연화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다행히 어제 돌아오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얼마나 뻘쭘했을까!
아저씨는 참 부끄러운지도 모르나 보다. 옛 연인이랑 잘꺼면 나가서 호텔방이라도 잡던가.
집엔 아직 법적 혼인 관계인 부인이 있는데 다른 여자를 집에 들여 하룻밤을 보내다니! 너무하다!
고연화의 무반응에 강현월은 사슴같은 눈망울을 깜빡이며 물었다.
“언니, 누구 찾으세요?”
고연화는 그녀에게 대꾸를 하기 싫은건 아니었지만 그녀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을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이름을 말하면 모를테고 그렇다고 ‘허 사모님’이라고 말하는건 대놓고 자기가 주인이라고 어필하는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녀는 이유도 없이 강현월과 대립하긴 싫었고 더우기 남자를 뺏으려는 의도도 없다.
“누구 찾아온게 아니라 잠깐 여기 사는 사람이예요.”
강현월은 눈을 반짝이며 신기한 광경이라도 본 듯 말한다.
“여기서 사신다고요?”
이때, 집사 오백현이 내려와 문 앞에 서있는 고연화를 보고는 얼굴이 환해지며 흥분에 차 뜀박질해왔다.
“사모님 오셨네요!”
고연화는 오백현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백현은 고연화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그제야 친절하게 물었다.
“사모님, 어젯밤엔 어디 계셨어요? 왜 안 돌아오셨어요?”
고연화는 안으로 들어가며 느긋하게 대답했다.
“어제는 친구 집에서 파티하느라 늦어서 안 돌아온거예요.”
오백현은 멀쩡히 돌아온 고연화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쉰다.
“그러시군요. 돌아오시니 됐습니다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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