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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8장

그저 말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게 다였다. 이젠 다 안다는 눈빛이랄까. 고통스레 눈을 질끈 감은 서수연에게서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더 이상 그의 눈을 보진 못했지만 이마에 살포시 닿은 두 손은 유난히도 따뜻했다. 묵묵히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손길이었다. “......내가 가엾어 보이지?” “네 잘못이 아니야.” “하아, 그건 나도 알겠는데 그런 집에서 20년을 넘게 사니까 가끔은 헷갈려. 그래 뭐, 엄마는 의붓딸이랑 가깝게 지내고 싶은 게 다였겠지. 대신 내 존재를 잊었잖아, 그렇게 서유라한테 잘 보이려고 애쓸 때도 진짜 관심이 필요한 건 나였다는 걸 잊었어. 친딸은 난데, 적어도 관심은 가져줬어야지!” 번쩍 뜬 서수연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빤히 쳐다보는 그 눈빛은 강준영의 대답을 갈망하는 것 같았다. “왜 나한텐 눈길조차 안 주지? 내 몸에도 같은 피가 흐른단 말이야, 그 사람들이 낳기로 마음 먹었잖아. 차라리 포기했으면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왜 그런 사람이 날 제일 먼저 버리냐고!” 강준영은 잠긴 목소리로 같은 말만 반복했다. “넌 잘못한 거 없어. 부모가 되기 전에 시험을 거쳐야 한다면 둘은 분명 자격 미달이었을 거야.” “그러게, 그랬으면 나도 이 세상에 나와서 고생은 안 했을 텐데.” 수연이 몸을 틀었다, 더는 상처를 헤집는 화젯거리를 이어가고 싶지 않아. 강준영이 시궁창 같은 제 지난 세월을 몰랐으면 좋겠다. 말도 안되는 비참한 일들도 있는 법이니까. 강준영은 서수연이 이 일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다. 아픈 기억을 의도적으로 끌어내진 말아야지. 그저 귀를 기울이기만 하는 그와 달리, 말을 꺼내는 서수연은 또 한번 가슴이 난도질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심리 상담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짙어졌다. 수연이 완전히 믿을 수 있는, 또한 모든 아픔을 털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그 어느때보다도 여린 서수연의 마음이 더 이상 흉지지 않길 바라기에 그 역시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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