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9장
“당신은 그런 말 할 자격 없지, 거슬리면 당신이 먹지 마.
다 내가 만든 건데 왜 나더러 먹지 말래?”
“웃기네 진짜, 지금 네가 먹고 입고 쓰는 거 다 내가 준 거야.
나 아니면 네가 백수 사모님 노릇이나 했겠어 어디?”
이은숙의 눈가는 진작 빨갛게 물들었다.
“난 뭐 행복한 줄 알아?
서준석, 네가 뭐라도 된 것처럼 굴지 마.”
“짝——”
“아——”
결국 참지 못하고 서준석이 따귀를 내리쳤다.
이은숙은 믿기지 않는 듯 얼얼해진 볼을 부여잡았다.
여태 손찌검이라곤 한 적 없는 남자가, 이젠 정말 제가 싫어진 걸까?
“날 때려, 네가 날?
잘한다 서준석, 그땐 프러포즈하면서 평생 잘해주겠다더니 다 거짓말이었네......
철석같이 믿은 내가 바보지.”
“다 지난 소리 좀 그만하지 그래?
그때 네가 이렇게 피곤한 사람인 줄 알았으면 난 절대 결혼 안 했어.”
젊은 시절엔 재잘재잘 말해 주는 게 좋다더니, 세상이 북적거려서 좋다더니.
이제 와선 성가신 게 돼버렸구나.
“그래, 다 내 잘못이지.”
의자에 앉은 이은숙이 소리 없이 눈물을 훔쳤다.
반면 서준석은 이제야 잠잠해졌다 여기며 식사를 이어갔다.
요즘 들어 갱년기인지 뭔지 자꾸만 언성을 높인다.
따끔하게 혼내줬으니 더는 안 그러겠지.
......
이은숙이 촬영장에 나타난 건 서수연의 예상 밖이었다.
신경 쓰지 말라던 강준영의 말을 끝으로, 마치 아무 일 없었던 듯 막바지 촬영에만 몰두하던 그녀였다.
“수연 씨, 이 부분 조도는 어때요?”
조명 담당자는 서수연이 이쪽으로도 영감을 타고났다는 걸 알게 된 뒤, 작업 때마다 그녀에게 의견을 묻곤 한다.
다가가기 어려운 줄 알았던 첫인상과 달리 서수연은 그저 반응이 반 박자 느릴 뿐이었다.
대인 관계에서도 천천히 마음을 여는 편이긴 하나 실은 거절하는 법을 모르는 따뜻한 사람이다.
“흐음, 얼굴에 여백을 좀 더 남겨도 될 거 같아요. 특히 왼쪽 눈은 어둡게 가려지도록요.”
스타일리스트가 옷을 갈아입힐 수 있게 한쪽 손을 들어 올린 서수연은 한편으론 영상을 보며 건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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