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7장
겨우 두 층 거리밖엔 되지 않는 짤막한 시간에 벌써 자세를 몇 번이나 고쳐 앉았는지 모르겠다.
노크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서수연은 고개를 홱 돌렸다.
밖에 있는 게 누군지 안다.
내가 보고 싶다던 남자, 나 역시도 늘 보고 싶어 했던 남자.
“나야 수연아, 문 열어.”
무언가에 홀린 듯 강준영의 목소리를 따라 문 앞으로 다가갔다.
문이 열리는 찰나, 그토록 그리던 이의 얼굴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맞부딪힌 시선 속,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다.
“수연아.”
남자의 잇새로 또 한번 서수연의 이름이 들려왔다.
“응......들었으니까 그만 불러.”
훌쩍 다가온 강준영이 두 손으로 수연의 얼굴을 받쳐 들었다.
뜨거운 난로에 닿은 양, 그의 두 손이 화끈거렸다.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지금 이 순간 가장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
그가 수연에게 입술을 포갰다.
동시에 서수연의 눈도 화등잔만 해졌다.
뭐지 이게?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비로소 실체를 드러낸 순간이었다.
둘 중 아무도 그들의 왼쪽에서 반짝하며 사라진 밝은 빛을 보지 못했다.
이윽고 문이 가볍게 닫힌다.
이마를 맞댄 준영은 하고 싶었던 걸 끝내고 나니 유난히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
수화기 너머로만 듣던 그 웃음 소리가 이제야 생생히 귓가에 전해졌다.
“뽀뽀해 주는 거 좋아?”
눈치 없는 서수연의 볼이 또 한번 화르륵 달아올랐다.
아직도 얼굴을 붙잡고 있는 준영마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열기다.
창피함에 벗어나려 할수록 그는 능청스레 수연을 더욱 꽉 붙잡았다.
“누가 좋대?”
궁시렁거리는 서수연이다.
시선을 늘어뜨리긴 했으나 그녀의 말투에선 못마땅함이 배어나왔다.
그래도 결국 같은 마음이란 걸 준영은 잘 안다.
서수연을 껴안은 그가 묵혀뒀던 한숨을 내뱉었다.
“미안해, 진작 왔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데면데면했어. 그동안 네 기분도 헤아려주지 못하고.”
가슴팍에 기댄 서수연은 아직도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 강준영의 진심을 마주하는 날이 진짜 오긴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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