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6장
“......농담 그만해.”
서수연의 말투엔 애원마저 담겨있었다.
갈대같이 흔들리는 마음인지라 그의 농담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강준영이야 무심히 내뱉은 말이라 할지라도 그녀에겐 심장을 철렁하게 만드는 발언이다.
“농담 아닌데, 왜 그렇게 생각해?”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걸 감지했는지 남자가 한마디 보탰다.
“나 지금 아래에 있어.”
숨 쉬는 법마저 잊게 되는 찰나였다.
아래에 있다는 건 무슨 말인가, 설마 숙소 아래?
“못 믿는 눈치네? 그럼 베란다까지만 나와봐.”
가벼운 그의 말투에선 웃음기마저 새어 나왔다.
미친 거 아닌가, 새벽 두시가 넘었는데 집도 아닌 숙소엔 웬 일인지.
“미쳤어!”
강준영은 외려 웃음을 터뜨렸다.
“직접 나와서 확인하면 되잖아. 급할 거 없으니까 천천히 와, 내가 기다릴게.”
잠시나마 적막을 깨고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막 침대에서 내려오나 보다.
이윽고 서수연이 베란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얇은 잠옷에,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허공을 가로지르던 그녀의 막연한 시선이 마침 기다리고 있던 강준영의 두 눈과 맞닥뜨렸다.
어스름한 달빛만이 둘의 만남을 밝혀주는 밤이다.
한 사람은 베란다에서, 또 한 사람은 건물 밖에서.
둘은 휴대폰을 귀에 댄 채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미쳤구나 진짜.”
입술을 움찔거리던 서수연이 겨우내 내뱉은 한마디다.
강준영은 뭐가 그리도 웃기는지 또 한번 피식 입꼬리를 들었다.
오늘 밤엔 유난히도 잘 웃는 남자다.
말도 안돼, 희미한 달빛을 뚫고도 강준영의 입가에 걸린 귀한 미소만큼은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수연은 저도 모르게 덩달아 웃음 지었다.
“봐, 농담 아니지? 진짜 보고 싶었어.”
볼이 스멀스멀 달아 오르는 바람에 얇은 잠옷을 입고도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이젠 하다하다 온 몸의 피마저 들끓는 기분이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얼마나 기다린 거야?”
“얼마 안됐어.”
당연히 그건 거짓말이었다.
유가영의 병실에서 나온 뒤부터 기다리기 시작했으니 족히 한 시간은 넘었을 터.
늦은 시간에 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