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2장
서수연만 증거를 찾으려는 게 아니라 도 감독마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유 없이 좌중들에게 삿대질을 당하는 기분은 정말이지 감당이 안 돼서다.
“강이정, 계약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도윤과 프로듀서가 서류 하나를 들이밀었다.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 자르시게요?”
강이정이 놀라 뒤로 주춤 물러섰다.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게 도 감독도 지레 겁이 난 모양.
그는 친한 친구까지 촬영장에 불러왔다.
“이 생각은 미처 못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안될 것도 없겠더라.”
세상에 널린 게 배우 아닌가, 강이정이 서수연같은 대체불가의 존재도 아니고.
도통 잠잠해질 줄 모르는 골칫거리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내쫓을 수 있다.
“안 돼요! 저한테 그러시면 안 되죠, 다들......제가 폭로하면 어떡하시려고 이래요?”
“강이정, 네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본데 작품에 악영향 끼치는 일개 배우 자르는 건 나한테 일도 아니야.”
인내심이 바닥 난 도 감독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이럴 수가, 말도 안돼!
지금에 와서 배우를 교체하는 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밖에 더 되나.
생각이란 게 있는 사람이라면 네티즌들의 압박을 무시하진 않을 텐데!
“감독님, 지금 와서 교체요? 작품 망하게 하고 싶으세요?”
도 감독의 표정은 의외로 무감했다.
“고작 네가? 우리 영화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겠다? 널 너무 과대평가하진 말지 그래!”
“하, 감독님은 아직도 제 말을 못 알아들으셨네요? 지금 저 자르는 건 대중들이랑 맞서는 꼴이 되는 거라고요! 다들 저 응원하고 지지해요, 제 뒤에 있는 건 수천 만 네티즌들이거든요.
떳떳한 해명 하나 없이 멋대로 배우 교체하는 걸 보면 다들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믿는 구석이라도 생긴 양, 강이정은 허리에 힘을 빳빳이 주고 비릿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감독님, 듣기로 이번 영화에 몇 년을 쏟아부으셨다던데 이대로 망치긴 싫으시잖아요?”
도윤이 입을 꾹 다물었다.
하기야, 강이정이 언급한 것이야말로 그들이 직면한 문제다.
서수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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