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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0장

서수연이 막연해진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비웃는 이들, 서로 물고 뜯는 상황이 싫은 이들. 표정들도 제각각이었지만 결국 서수연을 범인으로 확신하는 건 똑같았다. 더 이상 할 말이 있나? 도 감독마저 합리한 이유가 필요하다는데. 서수연은 혹여 드러날 불쌍한 표정을 거둬들였다, 이 사람들에게 괜한 동정을 사고 싶진 않았다. 안 한 건 안 한 거지. 서수연이 허리에 힘을 빳빳이 주고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신고해서 잡아가시게요?” 프로듀서가 망설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서수연을 건드릴 엄두는 나지 않는다. 이 여자 뒤에 있는 건 강준영과 그 집안 아닌가. 이대로 넘어가자니 이러다간 영화마저 쪽박을 칠 게 뻔하고...... 그렇다고 따끔하게 혼내자니 제 처지에 그럴 자격은 없어보인다. “수연 씨, 우리가 여기까지 불러온 건 내부 해결이 먼저라서야. 작은 일로 경찰까지 부르는 건 누구한테도 좋을 거 없잖아. 피해자한테 사과하고 치료비만 주면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 지을 수 있어!” 결국 돌고 돌아도 결론은 하나, 서수연의 결백은 촬영팀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거다. 지금 그들은 어떻게 하면 일을 크게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만 의논할 뿐 서수연이 한 게 맞는지 아닌지엔 아무도 관심 없다. “아니요, 못 믿으면 바로 경찰한테 맡기세요.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겁니다. 다만 한 적 없는 일에 사과하는 법은 없습니다.” 프로듀서는 서수연이 이토록 고집스러운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몰래 강이정의 대기실에 들어가는 게 뻔히 찍혔는데 왜 변명을 하지? “수연 씨 진정하지, 우리 팀 입장도 고려해. 우린 어떻게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거야, 결국 같이 일해야 할 사이잖아?” 꽤나 위협적인 말에 서수연이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한 적 없는 일에 사과를 강요하는 거라면 이런 협업은 안 하는 편이 나을지도요!” 표정 한번 변하지 않고 쏘아붙이는 서수연의 모습에 현장 스태프들 모두 입을 떡 벌린다. 용의자가 이렇게 적반하장으로 구는 경우가 다 있나. “이건 태도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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