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9장
더는 자신과 강준영의 사이를 막을 이가 없다는 생각에 임지혜는 순식간에 얼굴이 환히 폈다.
쓰디쓴 아메리카노까지 달달하게 느껴질 정도다.
도 감독이 현장에 다다랐을 때까지 서수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임지혜가 느긋하니 말을 꺼냈다,
“오늘 주인공은 왜 아직도 안 보인대?”
곁에 있던 스태프들이 목을 쭉 빼들고 주위를 살폈다.
이때쯤이면 벌써 서수연은 의자에 앉아 대본을 들여다 보기에 한창일 텐데.
오늘은 심히 이상하다.
“그러게요, 아무 말 없었는데 차 막힌 건 아닐까요?”
임지혜가 급히 커피잔을 들어 주체되지 않는 입꼬리를 감췄다.
“그럴 수도.”
오지 말아야지!
아니, 평생 얼굴 내비치지 말아야 이 영화 주인공이 임지혜로 바뀌지!
허나 그런 기대가 무색하게 서수연은 길이 막히는 바람에 아주 조금 늦게 촬영장에 다다랐다.
벤에서 내린 서수연의 눈에 맨 먼저 들어온 건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웃고있는 임지혜의 모습이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얽히고, 임지혜는 삽시간에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뒤바뀐다.
왜 또 왔대?
서유라가 건달들 불러서 나락 보낸다더니 왜 멀쩡하게 나타났지!
이건 임지혜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
온갖 생각에 들쭉날쭉 혼란스럽던 임지혜는 담담하게 쳐다보는 서수연을 향해 억지 미소를 지으며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수연 씨, 자 커피 마셔요.”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듯한 임지혜의 표정은 알아채지 못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고마워요.”
단답으로 말하는 서수연을 보고 임지혜의 미간이 꿈틀댄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최연소 여우 주연상은 임지혜 본인인데 서수연 따위가 감히?
어느새 임지혜는 팔짱을 척 끼고 군림하려는 듯한 기세로 물었다.
“수연 씨, 오늘 아침엔 늦었네요? 오늘 길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서수연이 무감하게 시선을 건네왔다.
“일이 있긴 했는데 벌써 다 해결됐거든요. 왜요? 내가 여기 나타난 게 이상해서?”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내린 임지혜가 황급히 커피를 들이켰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수연 씨 여주인공인데 이상할 게 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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