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신이서는 재빨리 송서림에게 물을 따라주며 물었다. "괜찮아요?" 송서림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평소에는 안 그래 보이는데 대체 네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거야? 오늘은 말이 많지 않으면 헛소문이나 말하고 말이야." 신이서는 멋쩍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헛소문을 말하는 게 아니라 서림 씨가 이런 얼굴인데다 대표님이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고, 또 당신을 중시하니까..." 송서림은 물컵을 내려놓더니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물었다. "더 먹을 거야?"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먹을 거예요." '내가 만든 건데 뭣하러 안 먹어?' 신이서는 제육을 두 점을 먹고는 조금 목이 메어서 국을 마시려고 했지만, 숟가락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 숟가락을 깜빡했네요. 잠시만요." 신이서는 말하면서 급히 부엌으로 뛰어갔다. 송서림은 신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머리 위의 따스한 불빛은 식탁 위의 음식들을 더욱 맛있고 향기롭게 비췄다. 한 달 전, 원한만 생각하면서 귀국한 송서림은 이런 장면은 꿈에도 상상 못 했다. 곧 신이서가 숟가락을 가지고 돌아오자, 송서림은 평소대로 손을 내밀어 숟가락을 받았다. 밥을 먹은 후 신이서는 식기를 싱크대에 넣은 후 침실로 걸어가며 말했다. "나 먼저 방에 들어갈게요." "응." 송서림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설거지를 하기 위해 일어났다. 동작은 점점 숙련되어 가고 있었다. 신이서는 이 모습을 보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설거지하는 남자가 이렇게 멋있을 줄은 몰랐어.' "무슨 일 있어?" 송서림은 머리를 숙이고 있었지만, 마치 신이서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물었다. "아니… 아니에요." 신이서는 제 발 저린 듯 방으로 뛰어갔다. 설거지를 마친 송서림이 부엌에서 나오자, 신이서의 방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참, 유일 테크의 대표님은 어떻게 불러야 하지? 성도 모르는데." "에이 몰라. 그때 가면 알게 되겠지.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