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4장

그런데 신찬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서림이 싸늘한 얼굴로 뺨을 내리쳤다. 신이서처럼 운이 좋지 않았던 신찬영은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고 심지어 음식을 내오던 종업원과 부딪히고 말았다. 새우볶음 한 그릇이 신찬영의 몸에 전부 쏟아지고 말았다. 아프기도 하면서 놀란 신찬영이 송서림에게 삿대질했다. “날 때렸어? 감히 날?” 송서림이 신이서의 앞에 나서서 말했다. “때린 건 가벼운 벌인 줄 알아.” ‘죽일 수도 있어. 네까짓 게 뭔데.’ 신이서는 송서림의 친척도 자리한 상황에서 그의 체면을 깎을 수 없어 옷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난 괜찮아요.” 신이서는 숨을 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를 썼다. 그런데 입가에 피가 흘러나왔다. 신찬영을 쳐다보는 송서림의 두 눈에 살기가 짙어졌다. 신찬영은 살기를 느끼고 저도 모르게 두 걸음 뒷걸음질 쳤다. 전혜숙의 울음소리가 터지고 나서야 상황이 멈췄다. “아들, 아들, 괜찮아?” 전혜숙은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신찬영의 퉁퉁 부은 한쪽 볼을 보고는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고, 이런 법이 어디 있어? 매형이 처남을 때렸어. 정말 짐승만도 못한 놈이야. 우리 아들 앞으로 어떻게 얼굴 들고 다녀? 신이서, 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년아.” 전혜숙은 울면서 신이서를 저주했다. 신가영도 신이서에게 윽박지르던 태도를 바꾸고 갑자기 울면서 말했다. “신이서, 우리가 좋은 마음으로 찾아왔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우린 가족이잖아.” 송서림이 신이서를 일으켜 세웠다.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진 신이서는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무력감이 밀려왔다. 다신 연락하지 말자고 했던 사람들이 분명 그들이었는데 지금은 떼어내고 싶어도 떼어낼 수가 없는 거머리처럼 신이서에게 딱 붙어 있어 정말 귀찮기 그지없었다. 결국 참다못한 신이서가 말했다.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그때 작은아버지 신건우도 들어와 보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신건우는 늘 이러했다. 일부러 듣기 싫은 말도 하지 않았고 나쁜 일도 직접 나서서 하지 않았다. 자신이 갖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