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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장

양라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신이서와 송서림이 술을 따르러 왔다. “다들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드세요.” “그건 걱정 말아요. 내가 그럴 사람 같아요?” 유정인이 일어서서 술잔을 들었다. “이서 씨, 서림 씨, 축하해요.” 이광희가 먼저 나서서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술잔을 들고 축하를 건넸다. 그런데 양라희는 입을 꾹 다물고 술잔을 든 채 계속 손목시계만 들여다보았다. 신이서는 그런 그녀를 힐끗거리다가 딱히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송서림과 함께 술을 따르러 갔다. 양라희는 송서림의 팔짱을 낀 신이서를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신이서, 이따가 두고 보자고.’ ... 호텔 밖. 신가영과 신찬영이 부모를 부축하면서 차에서 내렸다. 신찬영은 눈앞의 호텔을 보자마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신가영이 그런 그를 툭 밀었다. “오빠, 뭘 그렇게 넋 놓고 보고 있어? 얼른 들어가.” “가영아, 이서가 여기서 집들이 연회를 하는 게 확실해?” 신찬영이 물었다. “응. 어제저녁에 신이서가 준 초대장도 봤는데 여기 맞아. 두 번이나 검색해봤어. 절대 틀릴 리가 없어.” 신가영의 말에 신찬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긴 서울에서 가장 좋은 한국풍 호텔 중 하나야. 예전의 우리 형편에도 함부로 못 오는 곳인데 신이서 주제에 여기서 집들이 연회를 한다고?” 전혜숙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들, 너 아직 모르지? 신이서가 집안 형편이 괜찮은 남편을 만났어. 그 집도 남편 쪽에서 준 거고 걔 남편 또 요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대.” “엄마,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유망주는 무슨. 뭐 초등학생 평가해?” 신찬영이 하찮다는 듯이 말하자 신가영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오빠, 엄마 말이 맞아. 송서림 진짜 대단한 사람이야. 안 그러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송서림의 디자인을 베꼈겠어? 오빠도 베꼈잖아.” “나랑 걔가 같아? 직원 주제에 나랑 비교해? 난 베낀 게 아니라 참고한 거라고. 알아?” 신찬영은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신가영의 표정이 복잡해지더니 직설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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