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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장

양라희는 정해인의 말을 듣고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송서림이 동의했어?”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당연히 동의했지. 신이서가 와이프인데 와이프 말을 안 듣고 네 말을 듣겠어?” 정해인이 말했다. 사실 그녀는 송서림이 동의했는지 안 했는지 몰랐다. 그저 양라희에게 뭔가를 알려줘서 자신을 더 중히 여기게끔 만들 생각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양라희는 분노가 폭발한 나머지 일어서면서 비틀거리기까지 했다. “이렇게 나오겠다? 내가 옆에 얼마나 오래 같이 있었는데 신이서 말만 들어? 허허. 신이서. 평소에는 얌전하고 조용하더니 아주 나쁜 꿍꿍이가 가득했었구나. 인제 기회가 생기니까 바로 놓치지 않네? 절대 네 뜻대로 되게 하지 않아.” 양라희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두 눈에 핏발이 다 섰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해인은 바로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그러게 말이야. 너랑 송서림이야말로 천생연분이고 네가 신이서보다도 훨씬 나은데 어떻게 너한테 이럴 수 있어? 이건 분명 질투 때문이야.” 양라희는 숨을 깊게 들이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차라리 일을 더 크게 벌일 생각이었다. ‘날 괴롭히면 신이서 너도 편히 지낼 생각하지 마. 그리고 이 일이 유정인이랑도 연관이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아무도 날 방패막이로 쓸 수 없어. 송서림,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다 너 때문이야.” 그런데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니 한 사람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옆에서 배시시 웃고 있는 정해인을 쳐다보았다. “해인아, 요즘 돈 많이 쓰던데 부족하지 않아?” “해외에서 돈을 펑펑 쓰는 습관을 들여서 돈은 항상 부족했지, 뭐.” 정해인은 아무 핑계나 대고 넘어갔다. 그런데 양라희는 정해인이 항상 돈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뭔가 생각하던 양라희가 무심한 척 말했다. “이 일자리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 만약 지키지 못한다면 너까지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야.” 그 말에 정해인이 화들짝 놀랐다. “그게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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