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2장

아무리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최연희의 옷차림을 보면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걸 알 것이다. 변태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빌딩 전체에 퍼졌다. 해코지하기는커녕 평소 다닐 때도 쥐 죽은 듯이 다녀야 할 판이었다. 최연희와 오명은 인정하기 싫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사실을 보면 누군가 오씨 가문 사람을 이용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최연희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누군지 나한테 들키기만 해봐. 절대 가만 안 둬. 근데...” 최연희는 유정인을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왜 신고 안 해요? 신고했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요. 여자가 이렇게 나약해 빠져서 어떡해요?” 유정인은 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에 신이서가 나서서 말했다. “사실...” 그녀는 유정인과 김준수의 일을 얘기해주었다. 최연희도 여자인지라 듣더니 너무도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뭐 그런 놈이 다 있어요? 어떻게 자기 딸한테 그럴 수 있어요? 정말 인간도 아니네요.” “사모님...” 유정인이 그녀를 진정시켰다. 성격이 시원시원한 최연희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 “우리 사무소에 서울에서 가장 잘하는 이혼 변호사가 있어요. 내가 그 변호사한테 무료로 소송을 맡으라고 부탁할 테니까 그 남자 꼭 제대로 혼내도록 해요.” 유정인이 감동 어린 눈빛으로 최연희를 쳐다보았다. “고맙습니다, 사모님. 이 일 사모님도 피해자인데...” 최연희가 자리에 천천히 앉았다. “난 수많은 풍파를 겪은 사람이에요.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이 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죠. 그리고 일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는 송서림 씨도 알 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우린 유일 테크와 손잡고 싶어요. 이익을 많이 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이쪽 일도 도전해보고 싶어서 그래요. 송서림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최연희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신이서는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송서림을 쳐다보았다. 송서림은 가만히 앉아서 최연희를 빤히 보았다. “사모님, 사업은 협박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많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