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5장
갑자기 이름이 불린 신이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양라희를 바라보았다.
‘내가 감정적이라고?’
이번 일이 큰일인 건 맞지만 어찌 됐든 피해자는 유정인이니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신이서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정말 부른다고 해도 아무런 증거도 없고 CCTV도 없으니 결국 해결될 건 아무것도 없었다.
신이서가 해명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양라희가 서달수와 송서림의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정 비서가 말을 세게 한 건 맞지만 틀린 말은 아니에요. 회사에서 벌어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을 이대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넘기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리고 이런 일이 두 번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잖아요. 안 그래요? 물론 신이서 씨가 친한 동료를 위해 한 말이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일로 회사 이미지를 망칠 수는 없잖아요? 거래처 쪽에 소문이라도 돌면 서림 씨는 앞으로 무슨 낯으로 그 사람들을 만나겠어요. 그리고 대부분의 회사는 부부가 한 직장에 있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 회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서 씨를 회사로 들였죠. 그리고 갓난 아이가 있는 유정인 씨도 채용했고요. 회사가 이 정도로 양보했으면 회사에 들어온 뒤로는 회사 생각도 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양라희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한가득 뱉어냈다. 정해인은 그녀가 말하는 동안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양라희가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신이서는 졸지에 철부지 없고 자기 멋대로 일을 해결하려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양 과장님, 그게 아니라...”
이에 신이서가 다시 해명하려는데 양라희가 또다시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양라희는 다정한 얼굴을 하고 유정인의 앞으로 다가갔다.
“정인 씨, 이번 일로 많이 놀랐을 텐데 며칠 쉬는 게 어때요?”
그 말에 유정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제 출근한 지 며칠 안 됐는데 갑자기 쉬라니.
며칠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유정인더러 알아서 사직서를 내라고 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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