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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장

"가자." "네... 윽." 신이서는 고개를 숙여 발을 바라보았다. 언제 발목을 다쳤는지 모르지만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았다. 신이서는 이를 깨물고 신발을 신은 후, 절뚝거리며 송서림의 뒤를 따라갔다.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면서 누군가에게 밀려난 신이서는 중심을 잡기 위해 발에 힘을 주었다. 상처가 찢긴 듯이 아파 몸이 휘청거렸다. 신이서는 송서림의 팔에 갇힌 채 중심을 잡았다. "나한테 기대." 송서림은 신이서를 막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네, 고마워요." 신이서는 작은 보폭으로 움직였지만 방금 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시선을 내려 신이서를 힐끔 바라본 송서림은 그녀를 힘껏 품으로 끌어당겼다. 신이서의 몸이 조금 경직되더니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신이서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그녀의 귓가가 붉어진 것이 보였다.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신이서는 항상 그에게 모순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 어떤 모습이 신이서의 진짜 모습인지 알 수 없었다. 분위기가 어색해져 신이서는 대충 화제를 꺼냈다. "서림 씨, 오늘 왜 지하철 탔어요?" "차를 동료한테 빌려줬어. 내일 아침에 가져올 거야." 사실 송서림과 차를 바꾼 직원은 부모님을 모시고 고향으로 내려가는데 고급 외제차를 몰고 가면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을까 봐 그의 차를 빌려 간 것이다.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더 이상 대화거리를 찾지 않았다. 지하철역을 나와 신이서는 송서림과 거리를 벌렸다. 놀랍게도 다리가 긴 송서림이 자신의 보폭에 맞춰 걷고 있었다. 신이서는 조심스럽게 송서림을 힐끔 쳐다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평소처럼 차가워 보이지 않았다. "앞에 길 봐." 송서림이 갑자기 고개를 숙여 신이서와 시선을 마주했다. 신이서는 깜짝 놀라 다리를 다친 것도 잊고 걸음을 빨리했다. "아, 스읍..." 연이은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에 송서림은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자신의 어투를 눈치챈 신이서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송서림에게 놓아달라고 이야기하려는데 송서림이 신이서를 부축해 가게 앞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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