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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장

“청하가 자초한 일이야. 내가 사고친 게 아니야. 음주운전 한 거야. 그래, 누구도 내 계획을 망칠 수 없어.” 양라희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나서 차를 몰아 그 자리를 떠났다. 아파트로 돌아온 그녀는 조심스럽게 집으로 들어갔다. 송서림을 깨우지 않으려 했지만 긴장한 탓에 실수가 나왔다. 열쇠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정적 속에서 크게 울렸다. 양라희는 가장 첫 반응으로 송서림의 집 문을 확인했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 열쇠를 주워 집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녀는 전수미가 문틈을 통해 그 장면을 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전수미는 화장실에 가려다 문밖에서 소리를 듣고는 문틈으로 양라희가 창백한 얼굴로 돌아오는 모습을 목격했다. 열쇠를 떨어뜨린 후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전수미는 이 이상한 광경을 보며 잠시 고민하다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으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다. ... 침실. 신이서는 거의 잠들 뻔했다. 송서림이 자지 않는 것만 아니었으면 그녀는 벌써 잠들었을 것이다. 오늘 송서림은 평소와 달랐다. 샤워만 해도 40분이 걸렸고 나와서는 몸에서 찬 기운이 느껴졌다. 가을이 깊어지는데 그는 냉수 목욕이라도 한 걸까? 신이서는 묻지 않았다. 겨울에 수영하는 사람도 있으니 송서림이 가끔 냉수 샤워를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 같았으면 송서림은 이미 잠자리에 들었을 시간이었는데 그는 자지 않고 한쪽에 앉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신이서가 몸을 뒤척이며 물어보려던 순간, 송서림이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우연히도 그들의 자세는 얼굴을 마주 보는 형태가 되었다. 신이서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잠이 다 달아났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지만 송서림은 이를 눈치채고 눈살을 찌푸렸다. “왜 피하는 거야? 너를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 송서림의 낮은 목소리는 따뜻한 방 안에서 더욱 부드럽게 들렸다. 신이서는 부끄러워하며 이불을 끌어 얼굴 반을 가렸다. 그러자 송서림은 더 심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정말로 내가 불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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