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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이때, 시비를 조장하는 김유진이 또다시 나타났다. "싸우지 마. 우리는 이서 씨가 안타까워서 그런 것뿐이야. 슬프게 만들었다면 미안해. 운성 씨를 단념하게 만들고 싶으면 내일 남편이 이서 씨를 회사에 데려다주면 되잖아?" 신이서는 침묵했다.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신이서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결국 입을 다물었다. 신이서는 몸을 돌리며 들고 있던 핸드폰을 서지안에게 돌려주었다. 서지안이 따라붙었다. "언니, 왜 허락하지 않았어? 아니면 다들 언니가 아닌 척 거짓말하는 거라고 생각할 거야. 고운성도 의기양양해 할 거고." 신이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그 사람들을 위해 사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중요한 것은 송서림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신이서가 사무실로 들어가자마자 다들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마 고운성과 그녀가 나눈 음성 메시지를 들었을 것이다. 연민, 동정, 경멸 등의 시선이 교차하며 신이서에게 닿았다. 김유진은 난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운성 씨가 내일 아침에 여기로 오겠대. 나도 이서 씨가 승진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려봤는데 듣지를 않네. 이서 씨의 남편을 보지 못하면 가지 않겠대. 휴... 그냥 동의해 줘. 사실 다들 이서 씨가 손해를 보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어." 신이서는 김유진을 바라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예상대로 고씨 가문 모자가 번갈아가며 귀찮게 하는 것은 김유진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승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운성이 신이서가 무사히 승진할 수 있도록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진짜 짜증 나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김유진의 말을 거절하려고 하는데 마침 주기훈이 사무실에서 나왔다. 주기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신이서를 쳐다보았다. "신이서 씨, 잠깐 들어와 봐요." "네." 결국 신이서는 거절의 말을 내뱉지도 못한 채 빠른 걸음으로 주기훈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뒷짐을 지고 선 주기훈의 미간 사이로 짜증이 덕지덕지 묻어났다. "결혼했어요?" "네." 신이서는 이 일이 주기훈까지 알게 될 정도로 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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