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3장
다음 날 아침, 신이서는 눈을 비비적거리며 잠에서 깼다. 그러다 어젯밤 샤워를 안 하고 잔 것을 떠올리고는 먼저 욕실로 들어가 깨끗하게 씻고 나왔다.
그리고 부엌으로 가 아침을 만들고 나니 마침 송서림도 방에서 나왔다.
“와서 아침 먹어요.”
“그래.”
송서림은 외투를 옆 의자에 올려놓고는 커프스 단추를 풀어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의자를 뒤로 끌었다.
별거 없는 행동이었지만 송서림이 하니 괜히 더 눈길이 가고 멋있어 보였다.
“왜 그렇게 봐?”
송서림이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꼭 부잣집 도련님 같은 사람이 프로그래머라는 게 조금 신기해서요. 아, 물론 다른 뜻이 있어서 하는 소리는 아니에요. 프로그래머도 훌륭한 직업이니까. 그냥 사람마다 특유의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 게 비슷하다는 소리였어요. 칭찬이에요.”
신이서는 행여나 송서림이 그녀의 뜻을 곡해할까 봐 괜히 허둥지둥 설명을 붙였다.
송서림은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며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
“칭찬 고마워.”
신이서도 마찬가지로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었다.
“진심으로 하는 칭찬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교만해지거나 그러지는 말아요. 우리는 그런 재벌 2, 3세들이 아니에요. 괜한 칭찬 한 번에 들떴다가는 큰코 다칠지도 몰라요. 특히 서림 씨는 지금 어느 정도 유명해졌잖아요. 아마 주위에서 계속 칭찬하고 아부하고 그럴 거예요. 그러니까 원래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절대 넘어가지 말아요.”
송서림은 진지한 얼굴로 당부하는 신이서를 보며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몰랐다.
그러다 문득 그녀에게 얘기하지 않았던 그의 신분 문제가 떠올랐다.
프로그래머라고 한 건 그저 한번 해본 소리였는데 신이서는 생각보다 그 직업을 좋아했고 심지어 실력 좋다고 칭찬하면서 열심히 하라고 응원도 해주었다.
그 탓에 송서림은 지금 꽤 많이 난감해졌다.
이러다가는 어쩌면 평생 프로그래머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평생?
송서림은 자기가 생각하고도 너무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평생이라는 단어에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신이서의 티 없이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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