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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장

신, 신이서! 김유진은 레스토랑 안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그녀를 보고 손에 든 잔을 탁자에 떨어뜨렸다. 큰 물 자국이 치마에 번져 꼴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고 신이서만 계속 뚫어져라 쳐다봤다. 신이서는 놀랍게도 그녀가 마음에 들어 했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민소매의 빨간 롱 드레스와 밀랍처럼 매끈한 피부, 그리고 무심하게 묶어 몇 가닥 흘러내린 머리카락 덕에 더 사랑스러워 보이는 얼굴까지 하나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걸음을 뗄 때마다 그녀의 치마는 반짝반짝 빛났다. 마치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처럼 화사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이서가 김유진 쪽 일반구역으로 오지 않고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VIP 전용구역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연주단과 가장 가까운 구역이다. 권력이 없는 사람은 그곳을 예약할 수 없었다. “저, 저거 이서 씨야?” 동료는 놀라 말까지 더듬었다. "불가능해! 그냥 닮은 사람일 뿐일 거야." 서지안은 질투에 찬 눈빛으로 신이서를 바라보며 반박했다. 동료들은 서지안의 반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신이서를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았다. "이서 씨가 회사 밖에서 이렇게 예쁘다니! 상상도 못 했어. 분위기며 외모며 완전 부잣집 딸 같아." 이 말을 들은 김유진은 이를 꽉 악물었다. 주먹을 세게 쥔 탓에 손바닥에 금방 새로 한 네일아트가 박힐 것 같았다. 그녀는 최대한 차분하게 서지안을 바라봤다. "지안 씨, 지안 씨가 가장 친한 사이니까 빨리 가서 알려줘. 여기는 마음대로 앉을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잘못 앉고 돈을 못 내면 창피해질 거야." 동료들은 머리를 끄덕이며 김유진이 말에 크게 동의했다. 서지안은 바로 일어나 VIP 구역으로 향했다. 한편, 신이서는 조심스럽게 앉아 주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의 예의 바른 미소에 밝게 웃으며 화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송서림이 어디까지 왔는지 물어보려 했다. 메시지를 보내기도 전 그녀 옆에 한 사람이 서 있는 걸 발견했다. "이서 언니? 정말 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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