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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장

아침과 도시락을 다 준비하니 옷도 마침 다 빨았다. 그녀는 빨래를 말리기 위해 서둘러 베란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반쯤 널었을 때 어쩔 수 없이 송서림의 팬티를 손에 쥐게 되었다. 에헴... 별거 아니지. 그녀의 아빠가 아플 때도 그녀가 옷을 빨았으니. 신이서는 옷을 털다가 힐끔 쳐다봤는데 지난번 송서림이 일부러 집을 어지럽힌 후 정리할 때 나왔던 팬티보다 확실히... "뭘 봐?" 중저음의 목소리에 약간 지친 느낌을 실은 채 뒤에서 울려퍼졌다. 신이서는 팬티를 쥔 손을 움찔거리다가 재빨리 돌아서서 그를 쳐다봤다. 송서림은 검은색 잠옷을 걸치고 유리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옷깃이 크게 벌어져 안에 단단한 근육이 드러났으며 헝클어진 머리카락 아래에 나른한 눈동자가 비쳤다. 이제 막 잠에서 깬 모습임에도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금욕적인 느낌이 배어났다. 송서림은 턱을 올리고 신이서의 손을 쳐다봤다. 신이서는 머리를 숙이고 두 볼이 빨개지더니 팬티를 돌돌 말아서 송서림의 품에 내던졌다. "혼자 널어요. 난 출근해야 해요." 신이서는 아침밥과 도시락을 들고 쪼르르 도망쳤다. 가는 길에서 그녀는 송서림의 메시지를 받았다. [나 도시락 챙겼어.] [네.] 오늘 불고기 덮밥을 만들었고 과일과 계란말이도 담았으니 영양 균형이 잘 잡힌 듯싶다. 그녀는 일부러 도시락을 예쁘게 세팅까지 했다. [이 강아지 괜찮네.] 송서림이 도시락을 사진 찍어서 보냈다. [서림 씨, 이건 곰이에요.] [???] [...] 신이서는 웃음을 참았고 송서림도 어이가 없을 것 같았다. 그녀가 회사에 도착하자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김유진은 마치 귀가 밝은 강아지처럼 냄새를 맡고 바로 사무실에서 나왔다. "이서야, 사과문은 다 썻어? 설마 또 까먹은 건 아니지?" "아니. 다 썼어." 말을 마친 신이서는 컴퓨터를 열고 이메일을 주기훈에게 보냈다. 그녀는 어제 밤에 송서림을 기다리면서 썼는데 글을 읽은 평생의 문장 능력을 총동원하여 썼다고 말할 수 있다. 문장마다 자책과 후회가 가득 담겨 있지만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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