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9장

하지만 전씨 가문은 아이들의 전략결혼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들은 언제나 며느리 또는 사위로 들어올 사람의 가문보다는 인품을 더 우선시하며 인품이 별로인 사람은 가차 없이 반대했다. 그래서 전수미가 연애한다고 했을 때도 그녀는 몰랐을지 모르지만 전기우가 며칠 내내 몰래 송진성을 관찰했었다. 그 결과 송진성이 전수미와 연애한 동기가 불순하다는 것이 드러났고 그뿐만이 아니라 일을 처리하는 데서도 걸리는 부분이 매우 많은 것을 발견했다. 전기우는 그 모든 걸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그렇게 그들은 전수미와 송진성의 결혼을 단호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전수미는 송진성 때문에 전씨 가문에서 나와 그들과 아예 연락을 끊어버렸다. 물론 마지막에는 만신창이가 된 채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 뒤로 전씨 가문은 가문 사람들의 혼사에 더욱더 신중을 기했다. 그래서 용도연은 용태희의 교육에 따라 송서림의 아내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언제나 여성스럽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나 열성이면서 왜 송서림과 양라희의 일에 관해서는 아무 짓도 안 했냐고 물으면 그것 또한 교육의 일환이었기 때문이다. 장차 가문을 이끌 남자의 아내가 될 사람은 사사로운 것에 연연해서는 안 되고 명분 없이 싸움을 걸어서는 안 된다. 송서림이 양라희를 자신의 특별한 사람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양라희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그러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양라희는 무시하고 하던 대로 열심히 계속 준비를 했는데, 준비를 다 마친 순간 송서림이 결혼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용도연이 송서림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물으려 했는데 용태희가 그녀를 제지했다. 미래를 약속한 사이가 아니라 추궁할 명분이 없었으니까. 만약 정말 찾아가게 되면 그건 제 체면을 깎아내리는 것과 같았다. 물론 송서림이 결혼한 건 예상외의 일이기는 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에게는 양라희가 있었으니까. 양라희는 아주 어릴 적부터는 아니라 해도 몇 년간 줄곧 송서림의 옆에 붙어 있었다. 대시하는 남자들도 많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