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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1장

신이서는 송서림의 말뜻을 바로 알아들었다. 만약 병원에서 뛰쳐나왔다면 그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는 뜻이니 기록이 남게 된다. 즉 맨땅에 헤딩하듯 찾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최정희는 열심히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혹시 자신의 기억이 잘못된 것이기라도 할까 봐 자리에서 일어나 걸으며 복기하기도 했다. 그러다 잠시 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그 여자가 병원에서 뛰쳐나왔던 것 같아.” “혹시 그게 언제였는지 날짜는 기억이 나세요?” “잠깐만. 나한테 그때 진찰받았던 기록이 남아 있어.” 최정희는 방으로 들어가 병원으로 갔던 기록을 훑어보더니 12월 25일이라고 얘기했다. 날짜까지 특정됐으니 이제는 찾을 일만 남았다. “이서야, 내가 이러는 거 너 빨리 친모한테 보내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그냥 요즘 이상하게 자꾸 불안하고 초조해져서 이래. 그러니까 혹시라도 오해하지 마.” 최정희의 말에 신이서가 미소를 지었다. “오해 안 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고는 최정희에게 고기반찬을 짚어주며 다시 식사했다. 신이서와 송서림은 식사를 마친 후 최정희와 조금 더 얘기를 나누고서야 집에서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신이서는 어쩐지 마음이 무척이나 복잡했다. “서림 씨, 왜 자꾸 우리 엄마 말을 들어줘요?” “너도 어머님이 헛소리하시는 거라고 생각해?” “그게 아니라, 엄마가 자꾸 꼭 멀리 떠날 사람처럼 이것저것 뭐 해주려고 하시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그래요. 전에 마을에 어르신 한 분이 있었는데 아침에만 해도 밭일하고 그러시더니 갑자기 오후에 자식들 다 불러 모아 놓고 재산 분배나 이런 걸 했다고 했대요. 그리고 그날 저녁 바로 돌아가셨어요.” 신이서는 최정희도 그럴까 봐 두렵고 걱정이 됐다. “잘 회복하고 계시다고 의사 선생님도 그랬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돌아가시겠어. 오히려 나는 다른 생각을 했어.” “무슨 생각이요?” 신이서가 송서림을 보며 물었다. “어머님은 그간 계속 병원 신세를 져왔었잖아. 그러니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거야. 그러니까 아마 후회할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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