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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장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세 사람은 전수미의 친구 샵으로 향했다. 샵 안으로 들어가 보니 우아하고 예쁜 드레스와 반짝거리는 액세서리들이 그들을 반겼다. “여기 있는 드레스는 흔히 볼 수 없는 디자인이라 예쁜 게 많아. 마음에 드는 드레스 없나 한번 봐봐.” 해당 드레스 샵은 현대식이 아닌 조금 클래식한 느낌의 디자인들이 많았다. 게다가 이곳은 부자들이 애용하는 곳이라 웬만해서는 빌리지도 못했다. 전수미의 친구이자 샵 주인은 전수미의 연락을 받은 후 예약 손님들을 잠시 기다리게 했다. “수미야, 오랜만이야.” 샵 주인이 다가와 전수미를 꽉 끌어안았다. “이게 얼마 만이니 수영아. 마지막으로 본 게 십 년 전이었나? 해외 이곳저곳 여행하며 다니는 기분은 어때? 즐거워?” “당연히 즐겁지.” 전수미의 친구인 안수영은 패션 감각이 무척이나 좋은 중년 여성이었다. 그녀는 전수미와 인사를 나눈 후 시선을 돌려 신이서를 바라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네 며느리?” “응. 예쁘지?” “응, 너무 예쁘다. 만약 희수가 살아있었다면 희수 아이도 저 나이쯤 됐을 텐데...” 안수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잠깐만.” 이에 전수미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희수 아이라니? 희수한테 아이가 있었어?” “뭐야, 몰랐어?” 안수영이 자기가 더 놀란 얼굴을 하며 물었다. 그러자 전수미가 조금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그녀는 송진성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어 친구 일도 항상 제일 마지막에 듣곤 했었으니까. 그래서 용희수에 관한 일도 납치사건이 다 일단락된 뒤에야 알게 되었다. 게다가 송진성에게서 벗어난 뒤에도 한동안 의기소침해져 있느라 친구들에게 제대로 된 연락 한번 못 했다. 그때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송서림이 물었다. “희수 이모가 임신했었어요?” “정말 다들 몰랐던 거야?” 안수영이 조금 복잡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제껏 입을 다물고 있은 건 납치사건으로 두 명의 목숨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는 얘기를 굳이 할 필요를 못 느껴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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