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장수연은 고개를 저었다.
“스승님, 얼른 기운 차리세요. 병원은 스승님이 필요해요.”
허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허남준은 퇴원했다.
떠나기 전, 장수연은 그에게 안정을 취하라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스승님, 그 나쁜 여자는 잊으세요. 스승님은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어요.”
허남준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 녀석, 꼭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하나.’
집에 돌아와 문을 열자 고소한 냄새가 풍겨 왔다.
전연화는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뚝배기 안에서는 국물이 끓고 있었다.
“왔어. 네가 전에 끓여줬던 게 생각나서 따라 해 봤다. 네 몸도 이제 막 회복했는데, 무리하면 안 돼.”
“어서 이리 와.”
전연화가 웃으며 말하자 옆에서 아버지 허대한도 거들었다.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며 허남준의 마음은 따뜻해졌다.
돈 때문에 결혼을 승낙했던 과거가 떠올랐지만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가치 있게 느껴졌다.
“엄마, 나 괜찮은데... 이렇게까지 준비하실 필요 없어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허남준은 어머니가 건네는 국을 받았다.
따스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허남준은 문득 강서윤에게 처음으로 약선을 만들어줬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 강서윤도 웃었었다. 어쩌면 그때 그 웃음은 진심이었을지도 모른다.
“맞다, 내일 주말인데 청아 만나러 가렴. 내가 약속 잡아놨다.”
전연화의 말에 허남준은 잠시 망설였다.
“엄마, 병원에서도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청아에게 다른 감정 없어요.”
허남준은 다시 설명하려 했지만 전연화는 고개를 저었다.
“만나다 보면 정드는 거야. 청아도 네 안부 묻더라. 걔도 널 걱정하고 있으니 얼굴 한번 보여주고 안심시켜 주렴.”
전연화의 말에 허남준은 입만 뻐끔거렸다.
“그럼 만나 볼게요.”
허남준은 결국 승낙했다. 전연화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경해 별장.
어젯밤에 돌아온 후로 강서윤은 계속 마음이 불안했다.
오 집사가 왔을 때에도 강서윤은 멍한 상태였다.
“강 대표님, 어제 보내드린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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