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눈이 살짝 뜨이는 것을 보자 장수연은 빠르게 다가왔다.
“스승님, 깨셨어요? 왜 또 술을 마신 거예요? 몸 상태도 아시면서 왜 이렇게 챙기지 않으세요!”
장수연은 화가 났지만 허남준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천장만 바라볼 뿐이었다.
“스승님, 대체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이러시면 안 돼요. 그 바텐더분이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장수연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허남준이 입을 열었다. 갈라지고 건조한 목소리였다.
“물 좀...”
장수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물 한 잔을 따라 주었다. 시원한 물이 목을 적셨다.
허남준은 그제야 살 것 같았다.
이때 병실 문이 열리고 전연화가 뛰어 들어왔다.
깨어난 허남준을 보며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술집은 왜 간 거야! 걱정했잖아!”
전연화의 눈은 퉁퉁 부어있었다. 밤새 걱정한 게 분명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허남준은 마음이 아팠다.
“엄마, 걱정시켜드려서 죄송해요.”
허남준의 말에 전연화는 한숨을 내쉬었다.
“네 곁에 누군가 있어야겠어. 안 그럼 무슨 일 생겼을 때 병원에도 데려다줄 사람이 없잖아. 청아도 네가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니?”
전연화는 속으로 허남준이 청아와 잘 되었으면 했다.
적어도 강서윤보다는 나을 것이었다
허남준은 마음이 복잡했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장수연의 눈빛에는 약간의 걱정이 담겨 있었다.
“아주머니, 너무 염려 마세요. 마음이라는 게 맘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허 선생님처럼 젊고 유능한 분은 좋아하는 여자가 많을 거예요.”
장수연의 말에 전연화는 코웃음 쳤다.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내가 이렇게 걱정하겠니? 얘는 정말 걱정스러워.”
전연화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그녀의 말에 장수연도 어색하게 허남준을 흘끗 보았다.
“허 선생님, 어쩌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곁에 누군가 있어야죠.”
장수연도 설득에 가세했다.
순간 허남준은 마음이 흔들렸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기보다는 어머니를 안심시켜 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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