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환이는 조금 당황했다.
계집종들은 미처 막지 못해 바닥에 줄줄이 넘어졌다.
“아이고...”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영분과 영순은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났다.
“살... 살려줘!”
신옥혜는 독 가루 때문에 눈이 멀 것 같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더듬대며 앞으로 기어갔다.
신옥혜에게 잡힌 계집종은 기절할 것만 같았다. 고개를 들자 신옥혜의 섬뜩하게 부어오른, 피범벅인 얼굴이 보였다.
이때 신옥혜는 평소의 예쁘고 연약해 보이던 모습이 아니었다.
버둥거린 탓에 머리카락은 헝클어졌고 온몸은 피범벅인 데다가 비참한 꼴로 바닥을 기면서 살려달라고 하니...
계집종은 머릿속이 텅 비어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귀신이야!”
“꺅... 나한테서 떨어져. 귀신이야!”
계집종은 신옥혜를 발로 힘껏 차더니 헐레벌떡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바닥이 핏물로 가득해서 축축하고 미끄러웠다.
계집종은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발이 미끄러져 심하게 넘어졌고 그로 인해 옆에 있던 다른 계집종들과 부딪쳤다.
그렇게 방 안은 비명으로 난무했다.
“꺼져. 날 누르지 마!”
“아이고, 내 발...”
영분과 영순이 반응하기도 전에 계집종들은 전부 바닥에 넘어져서 누가 누구인지 구별이 가지도 않았다.
반대로 몸이 좋은 금동은 밑에 사람까지 깔고 있어서 빠르게 바닥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혼란 속에서 빠져나온 뒤 침상으로 걸어가 부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도, 도련님... 괜찮으세요?”
“...”
환이는 복잡한 표정으로 금동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금동은 씩 웃었다. 그녀는 신발 밑창에 맞아서 얼굴이 붉게 부어있는 탓에 눈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그녀는 침상 앞을 막아서면서 웅얼대며 말했다.
“도련님, 두려워하지 마세요. 제가 지켜드릴게요! 저는 셋째 아가씨께 도련님을 지켜드리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그렇게 옥비궁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북진국 황궁 안.
태자는 소명제를 향해 안부 인사를 한 뒤 어제 연회에서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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