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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내시가 말을 끝맺기도 전에 군이가 익숙하게 안으로 달려 들어와 소명제의 품에 폭 안겼다. “할바마마, 군이가 안부 인사를 올리러 왔사옵니다!” 군이는 활짝 웃으면서 활기찬 모습으로 말했다. 잘생긴 얼굴은 점점 더 귀여워졌고 눈도 크고 동그랬다. 소명제는 싱긋 웃으면서 손을 뻗어 군이를 안았다. “그간 옥체 강녕하셨사옵니까? 정무를 보시느라 많이 바쁘지는 않으셨사옵니까? 제때 식사를 하고 쉬시기는 한 것이옵니까?” 군이는 소명제의 품에 안겨서 쫑알쫑알 떠들었다. “그래. 잘 지냈다. 네가 매번 입궁할 때마다 묻는데 짐이 어떻게 푹 쉬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 소명제는 웃으면서 군이의 코를 콕 눌렀다. 군이는 쑥스러운 얼굴로 웃더니 또 한 번 소명제의 품에 안겨서 애교를 부렸다. 군이는 소명제의 유일한 친손자였고 얼굴도 어릴 때의 전승군과 굉장히 닮았다. 다만 성격은 닮지 않았다. 군이는 어렸을 때부터 착하고 말도 예쁘게 잘하고 다정했다. 소명제는 황제로서가 아니라 마치 평범한 할아버지들처럼 손자를 아꼈다. 게다가 군이는 한 살 때쯤에 소명제 대신 독을 먹고 목숨이 위태로운 적이 있었기에 소명제를 구한 것과 다름없었다. 그 때문에 소명제는 더더욱 자신의 유일한 손자인 군이를 예뻐했고, 심지어 자기 친아들보다 더 아꼈다. “최근에 경성을 떠나서 놀다가 산적을 만났다면서? 다치지는 않은 것이냐?” 소명제는 군이를 살펴보았다.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저는 멀쩡하옵니다. 다른 사람이 저를 구해주었거든요.” 군이는 눈을 깜빡이면서 작은 얼굴을 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순간에 황제는 그에게 누가 그를 구했냐고 물을 것이다. 그러면 어머니를 언급하며 칭찬해서 황제에게 어머니의 좋은 인상을 남길 생각이었다. 군이는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부하면서 의기양양해 했다. 그런데 소명제는 군이의 예상을 벗어났다. 그는 군이의 생각을 단번에 간파하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어머니로 삼았다던 그 여인이 널 구해준 것이냐?” 군이는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풀이 죽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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