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환이는 쉽게 괴롭힘당할 아이가 아니었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몸이 허약했을 뿐이다. 그 때문에 소연희는 그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그를 위해 많은 호신용 물품을 준비해 주었다.
각종 독이 있는 약 가루만 해도 십여 가지였고 환이는 늘 그것들을 몸에 지니고 있었다. 심지어 잘 때는 언제든 꺼내서 쓸 수 있도록 베개 밑에 두었다.
어머니의 철저한 보호 덕분에 환이는 단 한 번도 약 가루를 써본 적이 없었다.
신옥혜가 처음이었다.
“둘째 아가씨? 둘째 아가씨, 왜 그러십니까?”
밖에 있던 계집종들은 신옥혜의 비명을 듣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왔다.
환이는 경계하는 얼굴로 고개를 들더니 작은 손으로 베개 옆에 놓여 있던 가면을 들고 고개를 숙이며 가면을 썼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영분과 영순이 등 계집종들이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세상에!”
“둘째 아가씨, 왜 그러십니까?”
계집종들은 방 안의 처참한 광경에 겁을 먹었다.
바닥에는 핏물과 함께 김을 모락모락 내뿜는 뜨거운 물이 섞여 있었고 찻주전자의 파편은 날카로운 칼처럼 서늘한 빛을 반사했다.
신옥혜는 핏물 위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옷들은 너덜너덜하게 찢겼고 몸도 상처투성이였다. 신옥혜는 너무 아픈 나머지 끊임없이 비명을 질러댔다.
가장 섬뜩한 건 그녀의 얼굴이었다.
환이가 뿌린 독 가루가 피부에 닿자 모종의 강렬한 부식제가 된 듯했다.
신옥혜의 희고 보드랍던 얼굴에 붉은 고름들이 줄줄이 생겨서 마치 독이 있는 벌에 쏘인 것처럼 온 얼굴이 불게 부어올랐다.
“꺅... 내 얼굴! 내 얼굴... 너무 아파! 빨리 날 구해줘. 구해줘!”
신옥혜는 처참하게 비명을 지르면서 두 손으로 얼굴을 끊임없이 긁었다. 아주 역겹고 섬뜩한 광경이었다.
마치 목숨을 앗으러 온 악귀 같았다.
“욱!”
몇몇 계집종들은 순간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했다.
다가가서 부축하고 싶어도 겁이 나서 그러지 못하는 계집종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둘째 아가씨... 세상에, 이걸 어떡하지?”
“우리 둘째 아가씨께 무슨 짓을 한 거야?”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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