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고진우는 씁쓸한 표정이었다.
“소현아, 며칠 동안 온통 머릿속에 네 생각뿐이었어.”
이소현은 코웃음을 쳤다.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인데?”
고진우는 미소를 머금으며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냈다.
“전에 예쁘다고 했던 반지 사 왔어.”
이소현은 그 반지에 대해 어렴풋이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가 전에 잡지에서 봤었던 반지였다.
독특한 디자인에 감탄하며 고진우한테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꺼냈었다.
그 당시 고진우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흥을 깨는 말을 퍼부었었다.
“다른 건 다 줄 수 있는데 반지는 안 돼. 아직 결혼할 생각 없어.”
이소현은 기분이 언짢아졌었다.
매번 그녀가 그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인 줄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날을 회상하던 이소현은 자소적인 미소를 띠며 말했다.
“미안한데 지금은 그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
그녀는 반짝거리는 반지가 끼워진 손을 내흔들어 보였다.
“난 지태 오빠가 준 반지면 충분해.”
고진우는 눈빛에 약간의 상처가 스쳐 지나갔다.
이소현 옆에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다 알고 왔으니 말이다.
강지태는 강준 그룹 대표인데다 강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다.
강씨네와 비하면 고씨네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고진우는 미소를 머금었다.
“소현아,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니잖아.”
이소현은 정신병자를 보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고진우는 입꼬리를 올렸다.
“설령 네가 그 남자하고 약혼했다고 해도 난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내연남이라는 신분이 더 자극적이잖아.”
이소현은 참다못해 그의 뺨을 내리쳤다.
“꺼져.”
고개를 돌린 고진우의 얼굴에는 손자국이 선명했다.
그는 입꼬리를 실룩거리더니 건방지게 웃고 있었다.
“힘이 꽤 들어갔을 텐데 안 아파?”
“제대로 돌았구나!’
이소현은 그를 흘겨보고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
고진우나 막아섰다.
“어디 가? 데려다줄게.”
“비켜!”
진심으로 화가 나 있는 그녀는 그한테 발길질을 했다.
고진우는 옆으로 피했다.
“성질이 급하네? 전에는 말도 잘 듣고 온순했었잖아?”
이소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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