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아주머니는 잔뜩 화가 난 건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이소현은 아주머니의 손을 부여잡고 위로해 주었다.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민하진을 바라보았다. “도우미가 왜 쪽팔려요? 남의 돈 훔치는 것도 아니고 자기 능력으로 돈을 버는 건데 하나도 안 쪽팔리죠. 능력 하나 없이 남편 등골만 빼먹으며 마작, 미용, 건강 보조 식품에 돈을 허탕하는 아줌마에 비하면 당당하기만 한데요.” “너...” 민하진은 이소현을 삿대질했다. 주하영은 민하진의 등을 토닥거리고 있었다. “어머님, 이런 여자 때문에 화낼 필요 없어요.” 말을 하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돌려 이소현한테 빈정거렸다. “이소현! 도우미 딸이면 다시 말해 하인이나 다름없잖아! 오늘은 소지강 대표님이 사촌 동생을 위해 특별히 주최한 연회야. 상류층 손님들만 모인 자리에 너같이 궁상맞은 놈이 왜 있는 건데!” 이소현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래? 상류층 손님들? 너같이 소규모 사업이나 하는 집안은 그럼 어떻게 들어온 거야?” 주하영의 마음을 콕 찌르는 말이었다. “누구더러 소규모 사업을 한다고 하는 거야? 도우미 딸 주제에 지금 그런 말 할 자격 있어?” “아? 소씨 집안에 아부를 떨게?” 이소현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너네 집안 자격으로는 소씨 가문의 개만도 못해.” “너...” 이번에는 주하영이 이소현을 삿대질하며 욕하기 시작했다. “미쳤어? 진우를 얻지 못하니까 나한테 분풀이하는 거야? 자기 남자도 못 지키는 주제에 어디서 자신감을 앞세워?” 이소현은 웃으며 답했다. “고진우가 나 때문에 상처 입었다는 거 알고 있나 봐?” 주하영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며칠 전에 고진우가 입원했던 게 이소현 때문이었어? 민하진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 “네가? 고작 네까짓 게?” “어머님, 우린 이만 가요.” 주하영은 민하진의 팔짱을 끼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화가 잔뜩 나 있는 민하진은 심장병이 도질까 더는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상류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주하영은 이소현 쪽을 힐끔거렸다. 그러다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