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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지금 들어가면 방해되는 거 아닌가? 강지태의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간병인 불러올게.” 허경선은 계속하여 교태를 부렸다. “싫어, 오빠가 먹여줬으면 좋겠어. 그것마저도 못 해주는 거야?” 강지태는 부드럽게 달래주었다. “말 들어. 넌 이제 어린아이도 아니고 오빠도 여자친구 있는 사람이잖아. 약혼할 사람이 괜한 오해를 사면 안 되지.” 이소현은 가슴이 찌릿거렸다. 강지태가 그녀를 위해 허경선의 부탁을 거절할 줄은 몰랐었다. 허경선은 그 말을 듣고 나자 갑자기 말투가 이상해졌다. 방금의 상냥함과 달리 언성이 높아진 것이다. “남매 사이에 무슨 오해를 산다고 그래? 오빠는 소현 씨가 그렇게 속 좁은 사람처럼 보여? 그 여자 때문에 내가 넘어졌는데 오빠는 걱정도 안 해주고 내 부탁 거절하는 거야?” 이소현은 발걸음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 더는 눈치 없이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한테 안부를 묻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강지태의 말투에는 노기가 담겨 있었다. “허경선! 내가 말했었지! 소현이는 네 미래의 형수니까 예의를 갖추라고 했잖아!” 그와 동시에 링거를 들고 있던 간호사는 병실 앞에 서 있는 이소현한테 말을 건넸다. “실례하지만 자리 좀 비켜주세요!” 병실에 있던 두 사람은 그제서야 입구에 있는 이소현을 발견했다. 이소현은 한숨을 푹 내쉬고 간호사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허경선은 혐오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왜 왔어?” 거의 동시에 강지태도 입을 열었다. “소현아, 왔어?” 간호사는 허경선한테 주사를 놓아주고 있었다. 허경선은 칼날과도 같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소현을 쏘아보고 있었다. 비굴한 기색 하나 없는 이소현은 허경선의 눈빛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건넸다. “저 때문에 말에서 넘어진 거라고요?” 허경선은 이소현이 당황할 줄 알았는데 이토록 태연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의외였다. 허나 끝까지 연기를 해야 하는 그녀는 이소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눈물이 곧 흘러내릴 것만 같은 억울한 눈빛으로 강지태를 바라보았다. “오빠, 첫 만남에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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