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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는 노해서가 기절할 것 같자 진연화는 그제야 자비를 베풀며 말했다. “알았어. 너한테 일 하나 맡길 건데 그 일만 잘하면 돼. 안 그러면... 알지?” “네! 알겠습니다! 알아요!” 노해서는 부랴부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노현호의 약재실에서 독약을 훔쳐 오라는 말을 들은 노해서가 당황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모님, 그걸로 뭐 하시려고요?” 진연화가 냉담한 시선으로 노해서를 바라보았다. “내가 뭘 할지 너한테 보고해야 해?” “하... 하지만 이건 독약이잖아요...” “걱정하지 마. 너한테 먹으라는 말 안 해. 네 그 천한 어미한테 주는 것도 아니야.” 진연화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정말 너희 모녀를 죽이고 싶다면 이렇게 수고할 필요도 없어.” 노해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기회를 봐서 몰래 들어갈게요.” 노씨 가문의 약재실과 서고는 노현호에게 인정을 받은 후계자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 독을 손에 넣으려면 신지수가 오는 주말을 기다려서 그녀가 책을 읽을 때 몰래 들어가야 했다. 슬픔을 삼킨 노해서가 혼자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번에 배신하고 이번에 또 이용해서 죄송해요. 고모...” 지난번 사건 이후 며칠 동안 신지수는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했다. 종아리의 상처도 거의 아물어 걸을 때도 더 이상 절뚝거리지 않았다. 전에 노현호는 특별히 그녀에게 흉터 제거 연고를 지어주었다. 신지수는 개의치 않았지만 노현호가 말했다. “자기 몸에 흉터를 남기고 싶어 하는 여자는 없다. 네 할아버지를 무시하지 마라. 내가 만든 약은 시중에서 천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워!” 노현호의 농담에 신지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때때로 신지수는 전생에 손이 망가졌을 때 노현호를 만났다면 노현호가 최선을 다해 그녀의 손을 치료하려고 애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만일이라는 것은 없었다. 신지수가 고개를 저으며 책 두 권을 손에 들고 교실로 갔다. 그런데 교실 문을 들어서자마자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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