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1장
뜨거운 입김이 신지수의 귓가에 닿아 저릿하면서도 간질거리는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이도하의 다급한 목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의미심장한 말투도 야릇했다.
약재 창고 안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아 주변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하지만 신지수는 그런 어둠 속에서도 이도하의 이글거리는 시선을 정확히 마주할 수 있었다.
신지수는 입을 삐죽거리며 대꾸했다.
“친구거나 친구도 아니거나, 그것 말고는 없죠.”
“...”
이도하는 그 말에 피식 웃더니 신지수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며 조금도 도망갈 틈을 주지 않았다.
“지난번에 나한테 애원할 때는 안 그러더니 자고 나서는 딴소리야?”
이도하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신지수는 말문이 막혔다. 그날 밤 그에게 울며 애원하던 자기 모습이 무의식중에 떠올랐다.
그때 육서진이 강제로 약을 먹인 후 이도하가 육씨 가문에서 데리고 나올 때까지 겨우 버텨냈던 그녀는 결국 이성이 무너져버렸고 이후엔 자연스럽게 어떠한 일들이 발생했다.
신지수는 괜스레 마음에 찔렸다.
이렇게 말하니 일을 저질러놓고 책임지지도 않는 게 꽤 무정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그녀는 기지를 발휘해 곧바로 이렇게 대꾸했다.
“내가 보상해줄게요!”
“...”
이도하의 얼굴이 확 일그러지면서 당장이라도 이 무정한 것을 물어뜯어 죽이고 싶었다.
신지수 역시 다소 무력한 듯 목을 움츠렸다.
“이도하 씨, 이 문제는 전에도 분명하게 얘기했잖아요. 우리는 서로 원했고 남녀 사이에 흔하게 생기는 일이에요.”
마음이 흔들렸냐고?
아니라면 거짓말이다.
이도하의 얼굴만 봐도 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조금 마음이 움직였다고 해서 완전히 그에게 의지하고 그를 믿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신지수는 노수정이 자신에게 퍼부었던 욕설이 어느 정도는 맞다고 느꼈다.
그녀는 차갑고 무정한 사람이다.
항상 철저히 계산하며 손익을 따지고 타인의 접근을 경계하고 진심을 의심한다.
악취가 나는 돌처럼 덮어서 감출 수도, 때려서 부숴버릴 수도 없다.
게다가 그녀는 이도하에 대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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