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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장

이미 신세를 졌는데 지금 위험하다고 해서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신지수를 납치한 사람은 정진구고 소문에 의하면 이도하와 정진구는 라이벌 관계다. 한참을 고민하던 신지수는 결국 이도하에게 귀띔해 주기로 했다. “그날...” 신지수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이도하의 옆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 아까 전화를 받았던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나긋한 어투로 들려오며 신지수의 미처 다하지 못한 말을 가로챘다. “도하 씨, 밥 먹을 시간이에요.” 문을 열고 말을 꺼낸 전화영은 이도하가 통화 중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듯 미안한 얼굴로 입을 막으며 살며시 뒤로 물러났다. 이도하는 잘생긴 얼굴에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문 쪽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신지수는 저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지만 이런 식으로 방해를 받으니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도하 씨 바쁜가 봐요. 난 머리 말려야 하니까 끊을게요.” 신지수는 전화를 끊고 헤어드라이어를 켰다. 이도하는 미간을 문지르며 소파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옆방 역시 VIP 병동으로 이유영이 침대에 누워있었다. 창백한 안색에 야위어서 뾰족해진 턱은 극도로 초췌해 보였다. 초점이 맞지 않은 눈동자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고 손으로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더니 여전히 봉긋한 배의 모양에 안도감을 느꼈다. 전화영은 식탁을 차리고 부드럽게 위로했다. “새언니, 울지 마요. 아기 이제 무사하대요. 지금은 마음 편히 갖고 괜한 생각 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내가 어떻게 괜한 생각을 안 해요.” 이유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친동생 때문에 화가 나서 아기를 유산할 뻔했는데 어떻게 화가 안 나요.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기중 씨 얼굴을 어떻게 봐요.” 친오빠 얘기를 꺼내자 전화영의 안색도 다소 침울해졌지만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됐어요, 새언니. 입원해 있는 동안 도하 씨가 계속 밖을 지키면서 회사 서류도 다 비서한테 맡겨서 처리하고 있어요. 많이 자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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