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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장

신지수가 그토록 속내와 본성을 숨기고 조용히 신씨 가문을 들쑤신 것에 대해서 신시후는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의 여동생은 그토록 권모술수가 차고 넘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끔찍하기만 했다. 하지만 육이준은 웃음이 났다. 신씨 가문의 일이 워낙 커서 강성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고 그는 내막까지 전부 다 알았기에 더더욱 웃음이 났다. “살인하면 목숨값을 치른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살인자의 범죄를 폭로한 걸로 가족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신지수가 전혀 신씨 가문 사람 같지 않다고 했는데 난 오히려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육이준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이 말을 남긴 채 신시후의 표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 예전부터 자기 집안에 육상철부터 육서진까지 정상인은 하나도 없이 미치광이들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신씨 가문도 만만치 않았다. 육이준은 신의당을 찾아갔다. 신의당에 있는 몇몇 한의사들 말에 따르면 신지수는 4, 5일째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사람을 찾지 못하자 이도하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을 때 이도하의 전화가 걸려 왔다. 육이준은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못 찾았어요.” 신지수가 나타날 만한 모든 곳을 찾아봤지만 그녀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이도하가 답했다. “알았어.” 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다. 육이준은 이도하가 자기 부하들을 시켜 신지수의 행방을 확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오해라면, 신지수가 무사하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무슨 일이 생긴 거면 하늘이 뒤집어질 것이다. 육이준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안심 한의원과 신의당을 지나다가 무심코 그들을 힐끗 보고 브레이크를 덥석 밟았다. 신의당에 올 때는 길 건너편에 안심 한의원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지금 보니 안심 한의원은 간판과 문패가 검게 그을린 채 불에 탄 흔적까지 있었고 내부도 대부분 불에 타버렸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 육이준은 멍하니 생각에 잠기다가 문득 신지수의 실종이 안심 한의원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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