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3장
비서가 조심스럽게 전달했다.
몇 분 전, 이유영은 이도하가 전화를 받지 않자 비서에게 연락해 배가 아프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이도하는 심하게 욱신거리는 미간을 문질렀다.
그래도 친누나이자 그의 유일한 가족이다.
어린 그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눈이 멀어 시각장애인이 된 누나다.
게다가 이유영이 마음에 품었던 전기중이 결혼 한 달 전에 바다에 빠져서 실종된 것도 그와 연관이 있었다.
전기중이 죽자 이유영은 큰 충격에 빠졌고 배 속의 아기를 더더욱 소중히 여겼다.
아기를 지키지 못하면 이유영도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알았어.”
이도하는 회사를 나와 이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이씨 가문 마당에서는 배가 아프다던 이유영이 차를 마시고 있었고 홍조로 물든 얼굴은 환하게 빛나며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았다.
“...”
이도하의 턱에 힘이 들어갔고 까만 눈동자는 한층 짙어진 빛을 내뿜었다.
발소리를 듣고 이유영이 고개를 돌려 도우미를 바라보자 도우미가 즉시 알렸다.
“아가씨, 도련님께서 돌아왔어요.”
그제야 이유영은 약간 불만스러운 어투로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내 전화도 못 받을 정도로 바빠? 잘 왔어. 나랑 아가씨 한산 사원에 갈 건데 같이 가. 외출한 지 너무 오래됐어.”
이도하에게 그럴 여유가 있을 리가.
이유영이 배가 아프다고 해서 서둘러 온 건데 지금은 어딜 봐서 아픈 사람의 모습인가.
일부러 그를 불러낸 게 분명했다.
이도하는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억누르며 맑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고 싶으면 도우미나 부하직원 불러도 되잖아.”
자신은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눈을 크게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눈앞은 캄캄했고 흐트러진 눈동자에 초점이 없었다.
눈이 보이지 않아 누구보다 남들의 감정을 예민하게 알아차린 이유영은 이도하의 짜증스러움을 금방 감지할 수 있었다.
“나한테 못되게 구는 거야?”
이유영은 속상했다. 특히 눈이 보이지 않는데 유일한 가족이 짜증을 내니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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