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장
신윤아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가 다시 창백해졌다.
어젯밤 그녀는 육서진이 자신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기만 하면 육서진을 자기 곁에 붙잡아 둘 수 있을 것이었고 내일 있을 신지수와의 약혼식도 수포로 돌아가 신지수는 웃음거리가 될 터였다.
하지만 그 순간 육서진은 끝내 그녀를 강하게 밀어냈다. 신윤아는 포기하지 않고 그를 붙들었지만 육서진은 잠시 침묵을 지킨 후 ‘미안해’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손날로 그녀를 쳐서 기절시켜 버렸다.
“아아아!”
신윤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손에 잡힌 베개를 집어 던졌다.
오늘이 바로 신지수와 육서진의 약혼식 날이다.
약혼식은 오후 다섯 시로 예정되어 있는데 벌써 오후 세 시였다. 약혼식까지 두 시간이 채 남지 않은 것이다. 이대로라면 더 이상 막을 기회가 없게 될 것이다...
신윤아는 눈빛이 서늘해졌고 평소의 순진하고 상냥한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곧이어 그녀의 시선이 과일칼에 머물렀다.
...
신지수는 이번 주말 내내 바빴다. 이틀 동안 무려 다섯 명의 환자를 진료했는데 심지어 모두 안심 한의원의 의사들이 해결하지 못한 난치병 환자들이었다.
노현호는 노씨 가문의 둘째가 벌인 일과 노해서의 사망 이후로 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 집안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둘째네한테 화가 나서 집안을 재정비하고 노씨 가문 전체를 단속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는 노해서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게다가 나이도 들었기에 서서히 신지수에게 안심 한의원의 일들을 넘기기 시작했다.
신지수가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후계자가 된 이유로 처음에는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았으나 그녀의 의술은 실로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 아무리 어려운 병도 그녀가 나서기만 하면 치료할 수 있었다.
몇 번의 사례를 목격한 한의원의 사람들은 이제 모두 그녀를 존경하고 진심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까다로운 환자가 나타날 때마다 신지수가 직접 나서게 되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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