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3장
임하나는 적당한 때에 육현우의 말대로 서재 서랍에 있는 편지를 연은아에게 줄 생각뿐이었다.
‘계획대로만 되면 문제 될 게 없어. 아줌마가 무슨 말을 하든 난 현우 씨만 믿으면 되는 거야.’
이에 임하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시죠.”
역시 자리에서 일어선 연은아가 턱 끝으로 쇼핑백을 가리켰다.
“선물 열어봐. 네 마음에 들 거야.”
정작 그녀를 데리고 나가지 않는 모습에 흠칫하던 임하나의 시선이 테이블 위에 놓인 선물백에 닿았다.
‘설마... 폭탄 같은 건 아니겠지? 여는 순간 다 터져버리는 거 아니야? 아니야... 그럴 분은 아니니까...’
잠깐 멈칫하던 임하나가 선물 상자를 묶은 리본을 조심스레 풀었다.
그리고 안에 든 물건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왔다.
‘태블릿 PC?’
그리고 태블릿 PC에서는 CCTV 영상으로 보이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좌측 상단에서 바뀌는 숫자를 보고 있자니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영상인 듯했다.
천장에 달린 듯한 CCTV는 원형 침대를 담고 있었다.
장미 꽃잎이 침대를 장식하고 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촛불이 가득했다.
그리고 몇 초 후, 작은 소리와 함께 남녀 한 쌍이 키스를 나누며 화면으로 들어왔다.
임하나는 바로 영상 속의 남녀가 육현우와 전예지임을 알아보았다.
오전에 쇼핑몰에서 만났을 때의 차림새와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깊은 키스를 나누던 두 사람이 침대에 누웠을 땐 이미 거의 나체 상태였다.
여자를 침대에 쓰러트린 남자의 얼굴이 CCTV에 그대로 들어왔다.
역시나 육현우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더 진한 스킨십이 이어졌다.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임하나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아무리 연기라도... 이건 아니잖아.’
“봤지?”
연은아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네가 그렇게 믿는 육현우의 민낯이야.”
“...”
멍하니 서 있는 임하나는 이미 할 말을 잃은 상태였다.
천천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간 연은아가 임하나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
“하나야, 넌 현우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나도 한때는 너처럼 현우가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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